애플이 이동통신 가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음악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Apple Music)’의 저작권 배분 방식이 국내 음원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애플은 이달 초부터 LG유플러스를 통한 아이폰8 가입자를 대상으로 애플뮤직을 5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음원 스트리밍 재생시 월평균 1만원에 이르는 이용료를 부담하지 않게돼 반기는 분위기지만 음원업계는 애플의 저작권 지급 문제를 이유로 반기를 들고 있다. 

▲ LG유플러스가 아이폰8 개통 행사로 애플뮤직 서비스를 5개월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출처=LG유플러스

국내 음원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애플뮤직의 무료 프로모션으로 창작자들에게 지급되는 제작비(저작권료)가 줄어들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

▲ 아이폰8.출처=애플 홈페이지

음원 업계가 지적한 애플의 저작권 문제는 할인판매가 기준에 있다. 국내 업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저작권 징수 규정에 따라 정가의 60%를 창작자에 지불하고 나머지 40%를 업체가 가져간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뮤직 서비스 국내 출시 당시 창작자에 70% 수수료를 지급해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홍보했다.

업계관계자는 애플이 지급하는 저작권료는 정가기준이 아닌 할인판매가에서 70%를 지불해 결국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저작권은 줄어들 뿐 아니라 국내 음원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100원에 음원을 판매하면 국내 업체들은 제작자에게 60원을 제공하고 나머지 40원 수익으로 취한다. 애플은 음원을 50% 할인 적용하면 제작자에게 70원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금액 50원에서 70%를 적용해 35원을 제작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단순 비교해 기존 국내 업체를 통해 받는 지급금액보다 25원 낮다.

음원 업계는 애플의 가격 할인 정책도 비판했다. 애플뮤직 요금은 월 7.99달러(약 8700원)지만 가족 할인 행사를 적용하면 최대 6명이 월 11.99달러(약 1만3000원)에 이용가능하다. 6명을 기준으로 최대 할인율이 75%에 이른다.

▲ 애플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출처=애플 홈페이지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이 국내 음원 시장에 진출하면 나머지 국내 업체들은 가격이나 서비스 경쟁력에서 뒤쳐질 것”이라면서 “애플의 과도한 할인 정책은 시장 질서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시장점유율을 2~3%로 추정하지만 애플이 국내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수나 음원 수익 등의 정보를 비공개 원칙을 취한다.

음원업계 우려와는 반대로 애플뮤직 5개월 무료 사용 행사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음악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은 엄연히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면서 “무료 음원 서비스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위배되지 않는 고객 만족을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5개월 무료 행사로 인해 업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로 인해 음원 생태계가 흔들린다면 국내 생태계가 그만큼 불완전하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성미경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애플 뮤직의 무료 체험 기간이나 가족 할인 행사가 국내 음원 산업에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할인율 적용과 같은 문제는 저작권 지급 여부와 면밀이 검토해 불공정거래가 되지 않도록 한국콘텐츠진흥원 쪽에서도 주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또 “무엇보다 국내 음원 생태계에서 저작권 지급 개선에는 동의한다”면서 “우리나라가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 음원 유통사 중심의 체질에서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