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장중 한 때 1090원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오전 9시22분 기준 달러당 1089.40원을 기록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6.3원 낮은 수준으로 지난주 기록한 연중 최저치보다도 낮다.

환율은 2분 뒤 1090원대를 다시 회복한 후 1090원~1092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권민수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환율이 장중 한 때 1090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지금 다시 반등한 상태”라면서 “그러나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른 것은 맞다. 환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모습이 보여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복세가 계속될 지에 대해서는 그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원달러환율 일일 변동 추이. 출처=국민은행
▲ 원∙달러환율이 오전 9시 22분 기준 1089.40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했다. 출처=국민은행

이날 환율은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내려갔다.  밤사이 뉴욕 주식시장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또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을 재지정했음에도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완화되면서 원화 가치 상승 랠리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9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 이후 지켜진 1090원 하방선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시장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28일 원·달러 환율은 1091.09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080원 후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민 연구원은 “당국 경계이 높은 수준에 있고, 1090원 저점인식에 따른 매수세 유입에 반등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당국이 환율하락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구두개입 이후 실제로 외환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시장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전 9시 8분 현재 100엔당 971.18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3.14원 낮은 수준이다. 재정환율은 미국의 달러화 환율을 기초로 자동 결정되는 달러화 이외의 기타 통화 환율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