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금으로 물건 값을 지불할 수 있는 직불 카드와 앱이 출시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통화인 금도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테크 업체 글린트(Glint)는 영국의 로이드 뱅킹 그룹과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매입할 때 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앱과 직불카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용자들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금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스타트업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슨 코젠은 “신용카드와 스마트폰 앱 사용이 일반화된 오늘날 금을 이처럼 사용하는 데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드 소지자는 스위스의 은행 금고에 보관해 놓은 금을 카드를 사용해 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다양한 통화로 신용 거래를 쌓을 수 있는데, 이러한 통화에 현물 골드바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사기 위해 마스터카드로 결제하기 전에 파운드 같은 통화 아니면 현물 골드바를 선택해 지불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20일 영국과 유럽에서 먼저 이용할 수 있으며 아시아와 미국에서는 내년부터 가능하다.

금이 보관된 계좌 내역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일 비트코인 가격이 8071.05달러(약 885만4천원)를 기록하는 등 가상화폐의 가치는 연일 급등 중이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컴퓨터 알고리즘에 대한 인간의 믿음에 의존하는 데다, 말 그대로 ‘가상’인 탓에 거품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  

반면 ‘글린트 페이 서비스’의 새로운 서비스는 금이라는 현물에 기대고 있어 훨씬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코젠은 “금은 영원하다”며 “로마 시대에 금으로 매우 좋은 토가(로마인들이 몸에 둘러 입었던 옷)을 살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금으로 근사한 양복을 사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오래됐고 보편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믿을 수 있는 교환 매개체입니다. 역사적인 재산 축적의 수단이며 지폐 가치를 지지하는 수단이지요. 게다가 지폐와 달리 금은 청산되거나 평가절하 되지도 않습니다."

그에 따르면 1913년 100만 달러어치의 금덩어리는 오늘날 6200만 달러어치의 가치가 있다. 반면 당시 지폐 100만 달러가 가졌던 구매력은 오늘날 98%나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글린트의 공동창립자 벤 데이비스는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좀 더 공정한 형태의 돈을 만들기 원한다"며 "중앙은행들이 더 많은 돈을 발행하는 바람에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시대에 돈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제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하나의 골드바 전체를 매입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앱서비스를 통해 금시장 접근성을 더 넓혀서 금의 '민주화'를 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을 단순한 '재산 축적'의 원자재 이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그는 "전자지갑이 출현하고 기술을 통한 더 빠른 결제가 가능해졌다"며 "이는 전자결제 시스템에서도 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글린트 페이 서비스’에 헤지펀드 매니저인 휴 슬론 등이 600만 파운드(약 86억 8000만원)를 투자했으며, 일본의 NEC와 도쿄상품거래소도 투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