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프의 로키산맥의 설경.


한해의 마무리는 특별한 곳에서 보내고 싶다. 그런 곳이 있을까. 물론 있다. 캐나다로 떠나보자. 대자연과 도심이 공존하는 축복의 땅. 춥고 어두운 겨울마저도 아름답게 바꿔놓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코끝이 아릴정도로 알싸한 겨울바람이 부는 곳. 그곳에 가고 싶다.

“가을에 웬 겨울타령이야….”혹자는 이렇게 말을 할지 모르겠다. “국내 겨울 여행지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쯧쯧.”한 술 더 떠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여행자로서 방귀 꾀나 뀐다는 사람들. 이들은 벌써부터 겨울여행 준비를 대부분 마쳤다. 최고의 여행지를 찾고, 완벽하게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가을은 가을대로 느끼며 머리와 가슴으로 사전에 겨울여행을 떠났다고 할까. 준비를 하는 동안 얻는 즐거움이 갖는 여행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이다. 가을의 정취에 취해 겨울여행의 숨겨진 매력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도를 펼쳐라. 그리고 캐나다를 콕 찍어보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 여름보다 겨울이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은 가슴 설레임을 선물할 것이다.

겨울여행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은 마지막까지 쉽지 않은 여행지 선택이다. 겨울 레포츠와 휴양 사이에서 고민을 하기 마련. 레포츠를 즐기자니 피곤함이 앞서고, 휴식을 취하자니 뭔가 아쉬운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캐나다는 이런 고민이 필요 없는 곳이다.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그리고 또 하나. 북미에 위치해 있지만 유럽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는 것이 또 다른 매력이다.

오로라로 유명한 옐로우나이프.


여행의 첫 코스는 밴쿠버가 좋을 듯 하다.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번화가가 형성돼 있다. 제대로 된 겨울 여행을 즐기기 위한 워밍업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캐나다는 지리적으로 한국보다 위도가 높은 곳에 있다. 그만큼 겨울 추위가 매섭다.

다행스럽게도 밴쿠버는 난류의 영향으로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보여 적응을 돕는다. 밴쿠버 인근의 볼거리는 많다. 밴쿠버에서 가까운 곳에 휘슬러가 위치해 있다. 차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기 좋다. 그러나 한해의 마지막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한 여행이라면 조금 더 특별한 일정을 잡는 게 좋다.

로키산맥은 레포츠·휴양의 천국
주한 캐나다관광청 변동현 지사장은 “겨울은 캐나다의 숨은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계절”이라며 “로키산맥의 아웃도어 액티비티부터 다양한 문화와 축제의 토론토와 밴쿠버, 그리고 밤하늘 가득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오로라는 직접 볼 수 있는 옐로우나이프까지. 캐나다의 겨울은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여행객들에게는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키산맥에서의 스키,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오로라, 토론토 밤거리 등을 모두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추억은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즐기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밴쿠버를 기준으로 각각의 관광지가 멀리 떨어져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모두 만족스러울 것이다. 이동 시간은 세 곳 모두 비슷하다.

로키산맥에서 스키를 타기 위해선 밴프로 이동을 해야한다. 도로 거리 기준 840Km가량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해야 하는 거리.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비행기, 기차, 버스, 렌트카 등이 있다. 지루한 이동시간이 소요되지만 밴프에 도착하면 피로는 말끔히 사라진다.

웅장하게 펼쳐진 로키산맥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선사한다. 밴프타운은 로키산맥을 중심으로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근처 설퍼산 전망대에 오르면 밴프타운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체크포인트.

오로라 보고 싶다면 옐로우나이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선 옐로우나이프로 떠나면 된다. 밴쿠버에서 가는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비행시간은 3시간 30분. 출발 일정을 잘 사전에 계획한다면 저렴한 가격의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있다. 당일 구하려고 한다면 엄청난 비행기 가격에 입이 떡 벌어질 수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하자.

옐로우나이프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오로라를 보기 좋은 곳이다. 전 세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오로라는 여름에도 볼 수 있지만 백야현상 때문에 밤이 짧은 만큼 밤이 긴 겨울철에 가장 잘 볼 수 있다.

12월에서 3월까지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선 여행 일정을 여유롭게 잡아야 한다. 운이 좋을 경우 바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며칠을 기대려야 한다. 평균적으로 3일을 머무를 경우 90%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 점을 염두에 둔 여행 일정을 짜야한다. 옐로우나이프에선 스노모빌과 개썰매 등의 즐길거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여행이라면 토론토를 추천한다. 단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 비행기 이용을 추천한다. 비행시간이 4시간 정도라는 것이 단점. 또 하나 단점을 꼽자면 전문여행가의 경우 2일 이상 머물지 않는다. 잠깐 들러 가는 곳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찾아오는 강렬한 무언가의 매력이 토론토의 장점이다. 토론토는 캐나다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도시다. CN타워는 토론토의 랜드마크로 200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로 기록됐다. 관광으로 허기가 느껴질 때 쯤 인근의 스테이크 체인점인 마일스톤을 찾으면 된다. 큼지막하게 나오는 스테이크는 양에 놀라고 맛에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