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으로 700명 가까운 노동자를 해고했던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가 이번에는 자사 노동자들로부터 인종차별 혐의로 집단 소송을 당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4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가 ‘인종차별주의의 온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면서 “아프리카 계 미국인 테슬라 근로자 마커스 본(Marcus Vaughn)이 지난 13일 테슬라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본은 100명 이상의 동료들을 대신해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에 인종차별 금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은 지난 4월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 감독관과 직장 동료들에 의해 ‘니거(흑인 비하 용어)’라고 불렸다. 그는 인사팀에 해당 사항을 지속적으로 알렸으나 회사 차원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는 ‘긍정적인 태도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10월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며 본은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혁명의 최전선에 있는 회사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에는 흑인 시민권 시대 이전의 인종 차별이 만연해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그는 캘리포니아 차별금지법에 따라 해당 피해를 입은 다른 피해자들을 찾고 있다.

▲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 출처=테슬라 홈페이지

성소수자고령 근로자 차별 논란도…툭하면 ‘구설수 ‘

테슬라의 인종차별 문제는 이전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전직 테슬라 직원 3명이 테슬라에 근무하는 동안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테슬라 조립라인 노동자들이 같은 문제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까지 테슬라들이 근로자들로부터 받은 소송은 모두 4건에 달한다. 테슬라의 흑인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으나 사측은 이를 무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테슬라는 현재 성소수자나 고령 근로자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도 근로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테슬라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 내 만연한 폭력 문제에 대해 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회사 동료들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서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인권변호사인 래리 오르간은 “테슬라는 충분한 행동을 하고있지 않다. 이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면서 “테슬라처럼 다국적 근로자들을 보유한 기업은 모든 근로자가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테슬라는 현재 전세계 3만 3000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flickr

생산차질에 주주 소송까지 ‘엎친 데 덮친’ 테슬라

테슬라는 최근 ‘모델3’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주주들로부터도 집단 소송을 당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집단 소송을 위한 법률회사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수급 차질은 일시적인 병목현상”이라고 해명했지만 주주들은 “테슬라와 머스크가 생산 차질 문제를 고의로 숨기고 있다”며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지난달 13일 직원 수백명을 대량 해고하기도 했다. 제조부문 뿐 아니라 행정, 영업 부문 등 전 분야에서 400명에서 최대 700명에 이르는 직원이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최근 모델3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테슬라가 직원을 대량 해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초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3의 목표 생산량을 분기당 1500대 이상으로 잡았지만, 3분기 실적발표에서 목표의 17%에 불과한 26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쳐, 생산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판매량 역시 220대에 그쳤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우리는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져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2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세미 트럭의 공개를 예고했다.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16일 새 트럭 공개하는 테슬라, 난관 헤쳐갈까

한편 테슬라는 16일 새로운 세미 트럭 모델을 공개한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세미 트럭이 16일 오후 8시 웹캐스트 라이브를 통해 공개될 것”이라며 “새 트럭은 당신의 마음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보내버릴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

당초 지난달 말 발표될 예정이었던 테슬라 세미 트럭은 모델3 병목현상과 맞물려 연기됐고 이번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9월 트위터를 통해 “10월 26일 세미 트럭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정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 지난 4월 TED2017에서 공개한 테슬라 세미 트럭 티저 이미지.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지난해 테슬라의 미래계획을 발표하는 마스터플랜2에서 처음 등장했던 세미 트럭은 이후 베일에 싸여있었다. 세미 트럭은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한 트럭으로, 운전자가 선두 트럭을 운전하면 후미의 여러 대는 자율 주행으로 운전자 없이 뒤를 따르는 식의 테스트가 진행 중에 있다.

세미 트럭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몇몇 테슬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 모델은 환경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념의 트럭 디자인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혁신가로서의 시각을 담은 디자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미 트럭의 세부 사항은 16일 모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