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모두 공장에서 찍어낸 듯 연예인처럼 예쁘다. 그러나 앞모습과 달리 뒷모습의 몸짓과 발걸음은 진정한 자신을 나타낸다. 등은 자신이 얼마나 당당한지를 나타내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요즈음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뒤태를 만드는 데 엄청 신경을 쓰고 있다. 엉덩이를 예쁘게 보이기 위해 심지어 엉덩이 근육 모양의 보조 옷까지 입는다. 하지만 예쁜 엉덩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엉덩이 근육과 허리근육의 운동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엉덩이 근육은 우리가 서 있을 수 있도록 하고 또 걸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근육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축 처진 엉덩이를 본 적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엉덩이 근육이 잘 빠진다. 걷거나 뛰는 신체 활동량이 줄어 근육 사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장에도 힘이 빠지고 내장도 기능이 저하된다.

노인 사고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낙상으로 인한 골절사고다.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줄어들고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므로 낙상으로 인한 사고에 쉽게 노출된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활동량이 증가해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골다공증과 골절의 위험도 예방할 수 있다.

또 간(肝)보다 근육세포가 대부분의 혈당을 흡수한다. 근육량이 많을수록 근육세포가 당을 많이 흡수해서 효과적으로 혈당 수치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당뇨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근육량을 많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엉덩이 허벅지 근육에는 인체의 2/3에 해당하는 근육량이 있어 굵은 허벅지는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근육량이 10% 증가할 때마다 인슐린 저항성은 14% 감소했고 당뇨병 유병률은 23% 감소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명치 부위 및 배꼽 주위에 통증이 있고 종종 등이나 가슴, 옆구리, 하복부 등으로 확산되기도 하는 급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량이 적으면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더욱이 요즘처럼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허리와 엉덩이에만 근육이 모이고 팔 다리의 근육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물론 과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기 때문에 허벅지 다리의 근육발달을 저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허리 아래 부위에 옆으로 근육량이 많고 엉덩이가 커지는 ‘오리궁둥이’가 많다. 즉 엉덩이에 펑퍼짐하게 마치 호박을 붙여 놓은 것처럼 전체적으로 허리 부위부터 근육이 많이 붙어 있는데, 배가 많이 나오면 균형을 잡기 위해 엉덩이 쪽으로도 살이 많이 붙어야 균형을 이루는 체형 유지를 위한 보상이라고 볼 수 있다. 걸음걸이를 보면 배가 앞으로, 엉덩이는 뒤로 나오고 팔을 옆으로 벌려 오리가 허우적대듯 팔자(八字)걸음으로 걷는다.

이처럼 조금만 잘 먹어도 살이 찌고 특히 배나 엉덩이로 살이 많이 찌는 비만형인 태음인은 상대적으로 어깨가 좁고 빈약하며 걸음걸이가 ‘O자’다.

퇴행성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릎 통증과 다리 모양의 변화이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의 무릎 통증과 시큰시큰한 통증은 관절염이 보내는 위험 신호다. 특히 무릎과 무릎 사이가 많이 벌어진 O자형 휜 다리인 사람은 퇴행성관절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 O자형 다리는 선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다리 꼬아 앉기, 짝다리 짚기, 팔자걸음,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착용하는 습관 등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처럼 휜 다리가 지속되면 무릎으로 가는 체중 부담이 안쪽에 비정상적으로 실리면서, 안쪽 연골 손상을 심화시켜 관절염을 앞당긴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들은 평소 무릎관절 건강에 대해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소음인은 어깨에 비해 골반이 잘 발달해 흔히 엉덩이가 크고 다리가 굵다. 그래서 허리는 잘록한 반면 엉덩이가 커서 뒤에서 보면 엉덩이가 하트 모양으로 예뻐 모델로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허리도 튼튼하다. 다만 운동량이 적으면 수분대사가 잘 안 되어 다리가 잘 붓거나 하체가 굵어진다.

상반신과 하반신을 연결하는 엉덩이 근육은 척추를 따라붙어 있는 척추 기립근과 연결되어 있어 허리를 받쳐 힘을 더해주기 때문에 좌우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허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가 굽어지면서 구부정한 자세로 인한 허리·어깨·목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좌우 균형이 무너지면서 골반이나 척추 뒤틀림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결과로 엉덩이가 ‘짝궁둥이’가 된다.

소양인의 엉덩이는 호랑나비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양처럼 허리 쪽이 가늘고 엉덩이 중간 옆이 좁아지며 밑으로 발달했다. 연구에 의하면 오른팔을 쓰는 투수는 왼쪽 엉덩이의 근육량이 감소하고 왼쪽 팔을 쓰는 투수는 오른쪽 엉덩이의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양인 아이들은 어깨가 발달하고 엉덩이가 작아 어려서부터 일부러 왼쪽 오른쪽으로 꼬고 앉도록 훈련시켜 엉덩이를 키워 근육량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추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된 걷기 자세로 인해 엉덩이 근육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구부정한 자세로 걸으면 넓적다리와 종아리 근육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엉덩이 근육 사용을 제한하게 된다.

엉덩이 근육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걸을 때는 턱은 약간 뒤로 당기고, 척추를 곧게 펴고, 무릎을 굽히지 않는 상태에서 발을 앞으로 뻗는 자세로 약간 빨리 걸어야 엉덩이와 허벅지의 근육을 충분히 사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