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타거스

#그남자의물건 - 그 남잔 어떤 물건을 사랑할까. 타거스 밸런스 에코스마트 백팩 편

#새 가방을 메고 새 가방 비닐을 뜯는다. 그 남자가 토요일에 늦잠 자고 일어나 가장 먼저 한 일이다. 느긋하게 가방에 이것저것 주워 담는다.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 걸까. 일하러 가는지도 모르겠다. 가방이 왠지 비즈니스에 어울리는 느낌.

자취방에 널브러진 옷 중에 아무거나 주워 입는다. 멋을 부리기보단 추위를 피하려는 옷차림이 분명하다. 꽤나 묵직해진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선다. 벌써 입김이 나오는 날씨다. 저 차림으로 누굴 만나러 가는 건 아니겠지. 설마.

▲ 사진=노연주 기자

#환경주의자의 백팩? 타거스 밸런스 에코스마트. 비즈니스 캐주얼 백팩이다. 이런 의심이 들기도 한다. ‘저 남자 괜히 새 가방 메고 싶어 외출하나?’ 평소에 남다른 과시욕이 있는 그다. 가방 디자인은 심플하다. 소재 질감이 가죽 느낌이라 비싸 보인다. 왠지 튼튼할 것 같고.

그 남잔 물건 고를 때 ‘종합평가’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꽂혀야 산다. 이성보단 감성이다. 일부만 보고 자기 물건으로 만든 다음에야 전체를 파악한다. 그러면서 지난날의 ‘지름’을 후회하기도 하고. 반복되는 사이클.

이번엔 친환경 소재라는 점에 끌렸다. 에코스마트는 재생된 플라스틱병, PVC, 니켈을 함유하지 않은 소재로 제작됐다.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환경을 존중한다’는 타거스 기업정신이 담겼다.

‘블랙 컬러에 초록색 포인트가 왠지 자연을 뜻하는 것 같군.’ 환경주의자를 위한 가방이란 생각이라도 한 걸까. 그 남잔 지갑을 열고야 말았다. L 대신 이왕이면 XL 옷 고르는 심정으로 14인치 대신 15.6인치 노트북 수납 가능 모델을 골랐다. 가격은 10만원 이하로 구매 가능. 합리적이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 출처=타거스

#타거스와 동네 한 바퀴 타거스와 첫 주말이다. 어딜 가려는 걸까. 설마 배낭여행은 아니겠지. 아닐 거야. 누가 봐도 동네 나가는 엉성한 차림이거든. 가방만은 돋보인다. 그 남자 말고 차가운 도시남자에게 어울릴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예상이 맞았다. 그 남잔 정처 없이 떠도는 듯하다. 동네 이 골목 저 골목을 산책하는 느낌이랄까. 배낭여행이 아니라 배낭산책 같다. 그는 폰을 꺼내더니 자기 가방 이름을 검색해보기 시작한다. 속삭이는 톤으로 소리내어 읽는다.

“공인 인체공학자로부터 인정받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장시간 많은 소지품을 휴대할 때에도 피로감을 크게 줄여준다.” 다 읽고는 고개를 돌려 가방을 바라본다. 느끼한 미소 발사.

떠돌이 그 남자가 목적지를 찾은 듯하다. 큼직한 프랜차이즈 카페로 들어선다. 카페 점장 관점에서 가방 멘 그 남자 겉모습만 보면 일하러 온 건지, 놀러온 건지, 누굴 기다리러 온 건지 알 길이 없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수납의 미학 주말에 딱히 할 일 없을 때 그 남잔 카페엘 간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밀린 일을 하거나. 하는 일은 그때그때 다르다. 오늘은 과연? 집안 살림 모조리 집어넣은 듯 빵빵한 가방을 열고 혼자 놀기 준비물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한다.

첫 번째는 커다란 게이밍 노트북. 요즘에 못한 오버워치를 하기 위해서다. 새 시즌이 시작됐는데 배치경기를 한판도 하지 못했다. 삶에 치여서 게임 할 시간도 없는 신세라니. 카페에서 뜬금없이 오버워치라니. 심지어 게이밍 마우스와 헤드셋까지 꺼냈다.

몇 판 하다가 흥미를 잃었는지 다음 준비물을 꺼낸다. 드로잉북이다. 미대 출신인 그 남자. 미술 쪽 직업을 얻진 못했지만 가끔 취미로 그림을 끄적인다. 카페 같은 공공장소에서 일상풍경을 빠르게 드로잉하는 걸 좋아한다.

몇 장을 그리고는 스케치북을 옆으로 밀어둔다. 에코스마트에서 이번엔 책 서너 권이 튀어나온다. 브랜딩 관련 서적들이다. 그 남자 요즘 관심사가 뭔지 알겠다. 고품격 경제주간지 이코노믹리뷰도 훑어본다. 보기와 달리 가끔은 지적이구나.

이번엔 새로 지른 카메라가 가방에서 나온다. 매직 백팩도 아니고 계속 나온다. 설정 메뉴로 들어가 한참을 만지더니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카메라 빼고 나머진 가방에 넣는다. 동네 출사라도 떠날 모양이다. 카페를 뜨기 전 굳이 에코스마트를 활짝 펼쳐 분류와 수납의 정수를 보여준다. 깨알 같이 가방 수납공간 많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건지. 보면 볼수록 독특한 인간이다.

▲ 사진=노연주 기자

#비즈니스에서 여행까지 그 남잔 다시 새 물건과 새로운 일상 경험을 꿈꾸고 있다. 타거스 밸런스 에코스마트는 앞으로 그 남자와 다양한 경험을 할 듯하다. 비즈니스면 비즈니스, 여행이면 여행, 배낭산책이면 배낭산책. 만능이니까.

측면에 손잡이가 달려 서류가방처럼 들 수 있다. 가방 자체를 바닥에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구조다. 에어 메시 등판이라 땀 많은 그 남자도 쾌적하게 멜 수 있겠다. 등판에 달린 트롤리 스트랩을 이용하면 여행 캐리어에 손쉽게 연결 가능하다.

일 대신 여행을 택하고 싶은 그 남자, 가방 하난 잘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