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선 여야간 후보 자질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계속된 가운데 홍 후보자는 향후 중기부 비전을 제시하는 등 소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공방은 청문회 중간 중간 정회(停會)를 거치며 계속됐다. 청문회는 이날 오후 6시께 정회된 후 위원들과 후보자가 석식과 휴식을 취한 후 8시20분에 속개됐다. 청문회가 재개된 후 야당측이 홍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문제삼고 퇴장한 후 오후 9시30분께부터는 여당 위원만이 참석한채 반쪽 청문회가 이어졌고 오후 10시넘어 청문회는 끝났다. 

중기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홍 후보자의 ‘과거’가 입길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와 앞 뒤가 맞지 않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지적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사생활 갖고 망신주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홍 후보자는 부의 세습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쪼개기 증여를 했고 특목고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딸은 국제중학교에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는 뉴라이트 사관이 문제가 돼 자진 사퇴했는데, 홍 후보자는 그럴 의향이 있느냐”면서 자진 사퇴 용의를 묻기도 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도 “특권을 없애자고 해놓고 정작 저서에서는 ‘행복은 성적순’이라며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야 한다고 적었다”면서 “표리부동하고 앞 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자는 중학생 딸의 억대 건물 상속을 두고 ‘쪼개기 증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 후보자는 이에 “어머님(장모님)이 그렇게 결정하셨다”면서 “당시 저는 현직(의원)으로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고 장모님 의사에 크게 반대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딸에게 2억 5천만원 정도를 증여해 모녀간 채무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쪼개기 증여가 법에는 맞을 수 있을지언정 국민 정서법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야권의 질타와는 반대로 여당 의원들은 정책질의를 이어갔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 기술탈취와 상생협력에 대한 방안이나 대책을 갖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홍 후보자는 “벤처를 살리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M&A(인수합병)해야하는데 이미 기술탈취를 해 M&A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중기부는 중소기업을 대변하고 대기업에 대항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지난 9일 홍 후보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서 “기술탈취는 혁신성장과 공정한 기술 거래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이를 방지하는 것이 정부 국정과제의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장관이 되면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우자, 장모, 심지어 처형의 거래까지 관여하고 책임지라고 하느냐”면서 “홍 후보자는 평소 중소기업 발전에 소신을 갖고 일해왔다. 청문회는 정책 검증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홍 후보자의 과거와 관련해) 국민정서상 건드린 측면이 많다”면서 ”홍종학 후보자가 불법하신 건 없다. 위법하신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산자위는 오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