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 로고. 사진=현대카드

한샘 성범죄 사건에 이어 현대카드에서 근무하는 한 위촉계약사원이 사내 성폭행 문제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했다. 현대카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개인 간 애정문제’로 판단하고 피해자 사직서를 반려했다.

현대카드의 한 위촉계약사원(A씨)은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샘 성폭행 사건을 보고 용기를 내게됐다”라며 현대카드 사내 성범죄 문제를 밝혔다.

그는 “입사 한달만인 올해 5월 회식 후 남성 직장 동료 2명이 자정이 넘은 시간에 집으로 찾아왔다”면서 “만취한 상태라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에서 동료 1명이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지목한 성폭행범은 피해자가 다니는 회사 상사였다. 

사건 이후 A씨는 몇 차례에 걸쳐 현대카드 센터장에게 사직서를 냈지만, 센터장은 ‘서로 실수한 것을 문제 삼으면 안 된다’면서 사직서를 반려했다. A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회사는 불친절한 태도의 연속이었다”면서 “지난 9월 본사 감사팀에도 제보했지만 회사측은 남녀간의 문제라 생각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대로 조치하겠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 피해자 A씨와 현대카드 담당 센터장 메신저 대화 내용.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A씨는 공항장애와 우울증 등을 앓다가 지난 6월 여성가족부 성범죄상담센터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상담을 진행했다. 현재 이 문제는 경찰 조사가 끝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현대카드는 성폭력 등의 직장 안전 문제에 매우 단호하다”면서 “자체 감사실과 전문적인 외부 감사업체가 이중으로 조사했고 동시에 검경의 조사도 병행했다. 모두 같은 결론으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또 "공개된 카톡에 가해자가 팀장으로 표시돼있지만 실제 직함은 팀장이 아니고 위촉직원의 상사 직원"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 회사 직원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당시 술에 취해 있지 않았다”며 “인터넷에 올린 글 내용도 대부분 거짓이다.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샘과 현대카드로 이어진 사내 성폭행 사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발표한 ‘2016년 상담통계 및 상담 동향분석’에 따르면 성폭력 가운데 2014년 300건(20.8%)이었던 직장 내 성범죄는 2015년 336건(25.7%), 2016년 368건(27.2%)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