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O2O 업계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악성댓글 작성에 따른 비방전과 경쟁사 투자유치방해 문건, DB 크롤링 이슈로 두 회사가 전면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법적 공방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 출처=야놀자 갈무리

악성댓글, 경쟁사 투자유치방해 문건, 크롤링

야놀자는 경쟁사 여기어때 콘텐츠에 악성댓글을 게시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여기어때의 소식이 전해진 뉴스와 블로그 등에 비방 콘텐츠가 올라왔으며, 현재 경찰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야놀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으며 김 모 야놀자 부대표, 정 전 마케팅 총괄이사 등이 경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사원 두 명과 바이럴마케팅 회사인 M모사 대표도 비슷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코노믹리뷰가 여기어때 뉴스 등이 올라온 포털을 조사한 결과 동일한 ID로 비방댓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영등포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담당 수사관은 이코노믹리뷰에 “수사 중인 상황이라 말할 것이 없다”면서도 “현재 관련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뜻이다. 길면 2주안에 경찰 발표가 있을것으로 보인다.

▲ 여기어때 콘텐츠에 달린 악성 댓글. 출처=갈무리

악성댓글은 물론, 경쟁사 투자유치방해 문건이 존재했다는 혐의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여름 벤처투자사를 중심으로 여기어때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찌라시'가 유통된 적이 있었는데, 그 배후에 야놀자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 야놀자가 특정 언론사에다 여기어때에 불리한 기사를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가 일부 인터넷 언론을 움직여 여기어때에 불리한 기사를 써달라고 청탁했고, 해당 언론사는 이 기사를 내리는 조건으로 4800만원을 요구했다"면서 "다른 언론사도 야놀자의 청탁으로 여기어때에 불리한 기사를 주기로 송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어때의 크롤링 이슈도 눈길을 끈다. 야놀자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지난해 야놀자의 숙박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크롤링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지난 2일 직접 여기어때 크롤링 이슈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동년 10월까지 약 5개월 간 지속적으로 당사의 숙박 관련 DB에 API 서버 크롤링으로 접근시도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그 주체가 누구인지 모른 체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며 “여기어때를 해당 행위의 주체로 특정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검찰에서 추가 조사가 이뤄질 만큼 저희도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며, 이후 상기의 혐의 및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어때는 야놀자 디도스 공격 시도와 저작권 침해, 업무방해 등 세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어때는 DB 크롤링은 인정했으나 디도스 공격 등 세 가지 혐의는 모두 부인하는 상태다.

관건은 불법성이다. 일단 여기어때가 오픈된 정보의 수집을 했다면 이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확보된 경쟁사의 데이터를 상업 용도로 활용했다면 문제가 된다. 물론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크롤링 자체가 업무방해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출처=여기어때 갈무리

묘한 구석이 많다

악성댓글 논란에 대해 야놀자는 경찰 수사를 인정했다. 또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았다는 것도 확인해줬다. 그러나 댓글부대 운용 수준이 아닌 '개인의 일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압수수색도 개인의 일탈에 의한 일이기 때문에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야놀자는 "댓글 관련한 이슈를 특정 개인에게 확인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경쟁사 투자유치방해 문건에 대해서는 야놀자는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언론사 청탁 기사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협찬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며, 불법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대신 야놀자는 크롤링 이슈를 크게 문제삼고 있다. 야놀자의 악성댓글 운용 의혹이 불거진 지난주,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갑자기 크롤링 이슈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것도 비슷한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야놀자는 "여기어때의 크롤링 시도는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부에서 여기어때를 상대로 법적인 조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어때는 모든 이슈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세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악성댓글에 대해서는 "여기어때에 대한 언론기사마다 당사를 모욕하고 특정한 근거없이 비방하는 악성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포털의 유명 카페와 블로그에 사실을 호도하여 여기어때를 비방하는 게시물이 급증하는 현상도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여기어때는 "댓글과 게시물을 자세히 분석하니 동일한 아이디들이 반복적으로 활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이러한 행동을 한 이들이 야놀자의 바이럴마케팅 대행사의 대표이사와 직원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모두 경찰 조사를 받은 이들이다.

▲ 여기어때 투자유치방해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서. 사진=이코노믹리뷰DB

소위 '찌라시' 논란에 대해서는 '야놀자의 소행이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여름 업계에 돈 여기어때 음해 찌라시의 배후는 야놀자라고 특정하며 찌라시의 원본과 제작 소스가  부대표에게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찌라시를 투자사에 전달한 사람이 있으며, 이 사람은 야놀자와 호텔나우의 인수합병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성 모 회계사라고 폭로했다. 야놀자의 언론사 청탁기사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비방기사가 있었다고 확인해줬다.

크롤링 이슈에 대해서는 여러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무혐의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여기어때는 조만간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해 최근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