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갱년기 혹은 폐경기는 여성들에게 매우 큰 고통이다. 생리가 끝나고 호르몬이 급변하면서 앞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갱년기 대표 증상인 안면홍조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탓에 시각에 민감한 여성들에게 큰 트레스를 주지만 의외로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여성이 많다. 오산이다.

지난 1일(현지시각) 해외 학술지 갱년기(Menopause)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년 여성이 폐경 이후 안면홍조를 경험할수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을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보면 결코 가볍게 보고 넘길 일은 아니다.

폐경이란 여성의 월경이 멈추고 가임 능력이 상실되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을 만드는 난포가 전부 소실돼 더 이상 호르몬 분비를 못해 생리가 멈추는 것이다. 월경이 끊어지는 시기를 폐경이라 하며 생식력이 있는 시기로부터 폐경기 이후의 시기를 갱년기 혹은 폐경 이행기라고 한다. 폐경기의 중년여성은 다양한 신체 변화를 겪는다.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얼굴이나 목덜미, 등쪽이 화끈거리고 일순간 열기가 솟아오르는 듯한 안면홍조다. 불면증, 우울감, 배뇨장애, 성욕감퇴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년 여성의 최대 80 %가 안면홍조와 수면 중 땀 흘림을 경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흔하지만 여성이 나이가 들어 체중이 증가하면 점점 자주 발생한다. 아직까지 안면홍조가 수면무호흡증을 발생시킨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다만 연구팀은 연구에서 안면홍조를 경험한 여성이 수면무호흡증에 더 자주 시달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에서 치료받은 1691명의 갱년기 이후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이 여성들 중 24.9%는 수면무호흡증의 고위험군이었는데 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을 앓은 확률이 더 컸고 체질량 지수도 빠르게 늘었다. 특히 중년 여성 중 심각한 안면홍조를 앓은 여성일수록 안면홍조가 경증이거나 없는 여성보다 1.87배 높았다.

조안 핀커튼 북미폐경학회(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박사는 “수면장애는 폐경기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면무호흡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라면서 “이른 아침 두통이 있거나 주간에 과도하게 잠이 온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수면무호흡증.출처=대한수면학회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가장 흔한 형태의 수면 무호흡증이다. 보통 잠을 잘 때는 기도를 둘러싼 근육이 이완하면서 깨어있을 때보다 기도가 약간 좁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일부 사람에게는 잠잘 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져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지 못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은 하루 밤에 대개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의 무호흡에 시달려 잠에서 자주 깨지만 본인이 잠에서 깼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상보다 턱이 작거나 혀나 편도선이 크거나 목젖이 길게 들어져 기도를 부분으로 막으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쉽다. 비만, 나이가 많은 사람, 남자, 당뇨병, 폐경 여성, 코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수면무호흡증이 더 자주 발견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술, 수면제, 안정제 등은 근육의 긴장도를 더욱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들은 똑바로 누워서 잘 때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