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철강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포스코가 하는 일은 철을 만드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포스코는 전기차용 경량소재(기가강판)에서부터 구동모터,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등에 이르기까지 미래차로 각광받는 전기차에 필요한 핵심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가 지난달 31일 인천 송도 포스코 글로벌 R&D센터에서 ‘글로벌 전기차소재 포럼 2017’에서 대외에 알린 사실이다. 철강업체로만 알려진 포스코의 전혀 다른 면모다.

이는 포스코가 철강업뿐 아니라 미래의 캐시카우가 될 전기차업에서도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기업은 포스코만이 아니다. 주방용품과 생활용품 생산업체로 소비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LG생활건강은 도미나크림으로 유명한 제약회사 태극제약을 인수했다. 다른 제약회사는 화장품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식품업체는 심해 광천수를 원료로 하는 미네랄 워터 산업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삼성도 경영진을 갈아치우고 ‘관리의 삼성’이라는 닉네임을 뗄 태세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과 기술로써 당당히 경쟁하는 기술기업을 목표로 행군할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존을 위해서나, 도약을 위해서나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들을 찾아보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며 이는 글로벌 추세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이며 지극히 당연한 대응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테슬라는 요즘 잡음이 들리기는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테슬라의 전기차 등장으로 내년 기관으로 동력을 얻은 자동차는 이제 매연을 내뿜는 철제 차량이 아니라 전기를 동력으로 전자기기로 그 개념이 다시 재정립됐다. 전기차를 만들지 못하는 자동차 업체는 존립마저 위태로울 만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전기차에 자리를 내주고 2선으로 밀려날 날도 머지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테슬라가 가져온 변화의 태풍이다.

어디 이뿐일까. 온라인으로 책을 팔던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계의 거인으로 변신했다. 유기농 판매체인 홀푸즈를 인수해 식품업계로 진출해 앞으로 어디로 손을 뻗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팔지 않는 물건이 없고 온라인 오프라인 구분은 아마존 앞에서 사라졌다. 아마존이 몰고 온 변화는 ‘아마존 이펙트’라는 말로 정의됐다.

이런 사례는 기업의 끊임없는 변화, 변화가 축적된 진화를 웅변해준다. 우주의 근본 원리인 끊임없는 변화, 거대한 진화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은 그것이 기업이든 개인이든 국가든 사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 외에는 아무 것도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는 새로울 게 없지만 망각의 늪에 빠졌거나 현재의 성취에 안주하는 이들이 걸어갈 수밖에 없는 길로 역시 많은 기업들이 자주 잊는 진실이다. 거의 모든 기업이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블루오션은 남태평양에나 있을 뿐 기업 세계엔 오로지 레드오션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시대에 자기만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창출하는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의 말은 울림이 크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015년 7월 16일 정리한 베조스의 어록은 지금도 봐도 귀에 쩌렁쩌렁 울리는 듯하다. 그때는 아마존이 설립 20년을 넘긴 해였다. 베조스가 한 말은 이렇다. “우리가 지난 18년간 고수한 세 가지 큰 생각이 있는데 그것이 우리의 성공 요인이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아라. 개발하라, 그리고 인내하라.” “기업이라면 언제나 젊어져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새겨듣지 않을 수 없는 말이지만 특히나 ‘개발하다(Invent)’와 ‘젊다(Young)’에 방점을 두고 싶다. 이는 아마존이 처음에 판 상품과 지금 파는 상품만 봐도 알 수 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으로 변신한 것만 봐도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업의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한 변신은 무죄다. 기업이여 변신하라. 그리하여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라. 이것이 오늘날 우리 기업들이 실천해야 할 사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