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10월 판매실적이 추석 연휴로 인해 급감했다. 중국 국경절과 춘추절 영향으로 해외 판매실적도 저조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유일하게 현대자동차만 전년동월 대비 실적이 올랐다. 나머지 4개 완성차 업체는 내수와 해외 판매 모두 부진을 겪었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영업일수 부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10월에는 1만대 이상 팔린 자동차도 배출하지 못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5개사의 지난 10월 한 달간 내수와 수출을 합쳐 판매한 자동차 총 수는 69만3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 내수시장 판매는 지난해 10월보다 11.0% 감소한 11만2729대를 기록했고, 해외 시장판매는 9.9% 감소한 57만7597대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내수 판매량이 저조해진 이유는 지난 9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진행된 황금연휴가 원인이었다. 이 때문에 10월 실제 영업일수는 16일로 짧아졌고, 내수와 수출이 감소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외 판매량도 낮아졌는데, 이는 중국 국경절과 춘추절 연휴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그랜저 돌풍…내수와 수출에서 판매량 회복조짐도

현대차의 경우 내수와 수출에서 회복조짐을 보였다. 현대차를 제외한 다른 4개 자동차 회사는 국내외 판매 실적이 낮아졌다.

현대차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39만40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9월보다 2.4% 감소했다. 이 중 내수판매량은 5만3012대로 지난해 10월보다 12.3% 늘었다. 지난 9월보다는 11.2%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 현대차는 국내공장 수출로 7만4999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0%나 감소한 수준이다. 해외공장 판매로는 26만6067대를 팔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현대차는 국내생산은 지난해 10월보다 16.0%, 9월보다 8.6% 줄어든 7만4,999대를 기록했다. 해외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지만, 9월과 비교하면 1.5% 늘어난 26만6,067대를 판매하며 선방했다.

특히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해, 현대차가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판매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차량별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달 그랜저가 8573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산차 판매량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1만1283대)과 비교하면 24.0%나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 밖에 포터는 7746대(3.9%), 쏘나타는 7355대(14.5%), 싼타페는 3861대(6.7%) 증가했으나, 아반떼(6190대, 12.5% 감소)와 코나(3819대, 29.1% 감소), 투싼(3444대, 23.8%)감소 등이 판매량이 하락했다.

제네시스 G70은 9월(386대)보다 148.2% 늘어난 958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기아차, 10년 만에 적자…내수 수출 하락세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기아자동차는 내수와 수출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기아차의 10월 전체 판매량은 23만12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4% 감소한 수준이다.

내수판매량은 3만7521대로 지난해 10월보다 6.3%, 지난 9월보다 21.9% 줄었다. 해외판매는 전년 같은 달보다 11.2%, 9월보다 5.1% 감소한 19만3,754대로 나타났다.

기아차 국내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 해외생산이 9.6% 감소했다. 해외생산은 지난 9월보다 18.4%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기아차의 하락세는 주력 모델의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지난 9월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던 쏘렌토가 지난달 6200대가 판매되며 지난 9월(1만16대)에 비해 38.1%나 급감했다. 스토닉과 니로는 9월보다 각각 43.6%(지난달 1932대), 39.6%(지난달 2418대) 감소했다. 스팅어는 지난 9월과 비교해 741대가 판매되며 3.1% 줄었고, 스포티지는 3200대가 판매돼 4.1% 감소했다. K7도 3210대의 판매고를 기록해 9월과 비교하면 5.9% 낮아졌다.

한국지엠, 내수판매 반 토막이 나

한국지엠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3만45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엠의 10월 내수판매량은 7672대로 1만6736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지난달 2만6863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3% 줄었다.

차종별로 보면 씁쓸한 내수 판매량을 보인 쉐보레는 트랙스가 올해 누적 판매 1만3000대를 돌파한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스파크의 10월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 감소한 3396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과 비교하면 4.9% 줄었다. 지난 9월과 비교했을 때 말리부는 19.5% 감소한 1762대, 트랙스는 20.9% 줄은 959대, 올란도는 27.3% 줄어 437대, 크루즈는 28.8% 낮아진 297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보다 33.3% 늘어난 준중형승용차부문을 제외한 4개 부문의 수출량이 감소했는데, 중대형승용차 부문이 72.8%나 떨어졌다.

르노삼성, 내수 판매 급감했지만..

르노삼성차의 10월 전체 판매량은 1만96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감소했다.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3254대)보다 46.4% 감소한 7110대로 나타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SM6와 QM6 등 주력 신차들이 판매 호조를 이루면서 생긴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로 인해 생산과 영업일수가 줄었음에도 전월 대비로는 3.4% 감소에 그쳐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판매 실적을 보아도 SM6, QM3, SM3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떨어졌다. 특히 SM6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5091대)대비 58.9% 감소한 2093대로 나타났다. QM3는 지난해 10월(2104대)보다 66.1% 감소한 714대를 기록했고, SM3는 지난해 10월(877대)보다 23.1% 감소한 674대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QM6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0% 감소한 2279대를 기록했으나, SM5가 지난해 10월보다 139.7% 늘어난 973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의 10월 수출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14.5% 감소한 1만2584대로 나타났다. 다만 QM6(수출명 콜레오스)와 SM6(수출명 탈리스만)는 신차효과에 힘입어 작년보다 861.7%, 197.3%씩 증가했다. 각각 4943대, 446대가 수출됐다.

쌍용자동차, ‘효자모델’ 티볼리가 부진 겪어

지난 9월 국내 5개 완성차회사 중 내수판매 3위에 올랐던 쌍용차도 하락세를 보였다.

쌍용차의 10월 전체 판매량은 1만7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7% 줄었다.

내수판매량은 지난해 10월보다 21.5% 감소한 7414대에 불과했다. 수출도 하락세다. 지난달 수출한 차량은 총 3330대로 지난해 10월보다 22.2% 줄었다.

쌍용차는 주력 모델인 소형SUV 티볼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5441대)보다 31.8% 감소한 3710대에 그쳤다. 9월(5097대)과 비교하면 27.2% 줄었다.

코란도스포츠는 지난해 10월(2355대)보다 27.2% 줄은 1714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1892대)보다 9.4% 낮다. 코란도C도 지난 10월(661대)보다 39.9% 급감하며 397대를 기록했고, 지난 9월(504대)과 비교해서 21.2% 줄었다.

반면 G4 렉스턴은 지난 9월(1639대)보다 22.0% 감소해 1278대를 기록했으나, 461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177.2% 늘었다. G4 렉스턴의 ‘반짝 실적’은 글로벌 선적이 시작되면서 3개월 연속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