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SD는 유럽 내에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프롤리주맙)의 폐암 적응증 추가 신청을 철회한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각) 밝혔다. 키트루다의 매출액이 이번 3분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판매 순항 중이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MSD는 승인 포기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발표 직후 MSD의 주가는 6.06% 하락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키트루다는 항암제 중 3세대인 면역항암제다. PD-1/PD-L1 세포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면역계가 암에 대항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지난 2014년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및 호지킨림프종의 치료제로 승인받았고 최근까지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의료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 Pharma)는 올해 초 2022년까지 가장 많이 팔릴 암 치료제로 키트루다를 4위로 꼽았다.  

MSD는 “미국 내에서 새로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거의 3명 중 1명은 키트루다로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며 “방광암 적응증 확대 후 판매도 순조롭고 폐암 치료제로서 (키트루다는) 지금까지 가장 수익성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MSD는 유럽 내에서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의 1차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승인 신청을 포기했다. 유럽 승인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MSD는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을 동시에 쓰는 임상시험에서 주요 생존기간을 평가하는 시기가 2019년 2월로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SD의 3분기 매출은 103억2500만달러(11조6156억원)로 5600만달러(6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순이익은 21억8400만달러(2조4570억원)였다. 키트루다 처방액이 상승했지만 사이버공격으로 제조공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 밖의 제품 매출이 줄었다. 또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MSD의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9 비축분을 빌려야 했기 때문에 약 2억4000만달러(2700억원)의 손실이 났다.

▲ MSD가 키트루다의 유럽 내 적응증 확대 신청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직후 MSD의 주가가 급락했다.출처=구글

케네스 프레이저 MSD 최고경영자(CEO)는 “3/4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핵심제품들이 성장하고 있고 특히 동물약 분야의 성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항암제 개발로 협력한 것처럼 가치를 지속 창출하는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MSD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3분기 동안 일부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망치보다 더 높은 1.11 달러를 기록했다. MSD는 예상치를 올려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이 3.91달러에서 3.97달러 사이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