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의약품 판매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의약품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 코네티컷, 아이다호, 미시간, 애리조나, 뉴저지 등 미국 12개 주(州)에서 약국 면허를 취득했다. 

아마존의 최고 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는 공식 석상에서 “온라인 도서 판매와 약국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면서 “소비자들은 선택권, 편의성, 가격 그리고 정보를 원한다”고 강조하며 의약품 시장 진출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 말했다.   

미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간 4212억달러(한화 약 466조원)의 큰 시장이다. 미국에선 정부로부터 까다로운 조건을 통해 면허를 발급받은 약국만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몇몇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폐쇄적 시장 구조는 유통 판로 확보가 관건인 의약품 제조업체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환자가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후 처방전을 받으면, 병원은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한다. 환자는 자신이 원하는 약국에서 처방전에 기재된 약품을 수령한다. 아마존이 의약품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현재 배송하고 있는 다른 품목들처럼 의약품을 ‘당일 배송’하면 환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편하게 약을 배송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아마존의 도전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는 다수의 의학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아마존이 취급하고 있는 품목들은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의약품의 구매는 소비자들이 보험사와 같은 제3자와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동안 아마존이 영위해 온 사업 방식과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여러 전문가들은 “아마존은 판매 구조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약품 처방전 처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업체와 협력하거나 인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최대 의약품 유통기업 CVS는 건강보험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약품 온라인 판매 시장에 진출하려는 아마존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