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전경. 출처=이코노믹리뷰DB

최고 층수 49층을 추진했던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결국 최고 35층으로 재건축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최고 층수 35층안과 49층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한 동의서를 제출받았다.

이어 오늘(26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전체 조합원 4803명 중 366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조합원중 2601명(71%)이 35층(1안)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49층안을 선택한 조합원은 1061명(29%)이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결정된 35층 재건축안을 서울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최고 14층, 총 28개동, 4424가구로 구성돼 있다. 조합은 당초 최고 49층, 6054가구(임대 862가구 포함)으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최고 35층, 5905가구(임대 800가구 포함)로 변경해 추진하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지지부진한 사업진행에 시간이 지나면서 35층 재건축안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마아파트 내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03년부터 오간 재건축 이슈로 단지 내 기존 부동산 외에도 기획부동산이 자리잡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면서 “최근 반포와 잠실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의 의견에 따라 계획안을 조율하고 사업 승인이 되는 것을 보면서 통과되는 걸 보면서 사업 속도를 내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의 규제에 반대해 열린 ‘재건축·재개발 규제 철폐 총궐기대회’에서 조합 관계자들이 삭발을 할 정도로 시와 마찰을 빚었던 은마아파트가 주민 의견조사라는 강수를 둔데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미심의’ 결정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서울시는 제14차 도계위를 열어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경관심의안’에 대해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의 `미심의`라는 초강수는 은마아파트가 가이드라인을 어겨 심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었고, ‘2030 서울플랜’에 따른 35층 규제에 대한 서울시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에 따라 3종 일반주거지역에선 최고 35층까지만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게 규제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상가 내 G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얘기가 오간지 한참이 지났지만 층수 안건으로 사업이 많이 지체됐다”면서 “수익을 생각해 49층을 고수하는 입주민과 지연된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5층으로라도 진행하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도시계획위원회가 미심의 결정을 내린 것이 이번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가능...매매할 수 있어 

35층으로 재건축이 확정되고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 진행됨에 따라 아파트 매매값 역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강남 주요 재건축 사업장 조합원 지위양도가 금지됐지만 은마아파트의 경우 10년 이상 추진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조합원 지위양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간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로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2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조합 설립 후 2년 이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사업시행인가 후 2년 이상 착공에 들어가지 못해 2년 이상 소유한 경우 매물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 추진위 단계를 지나 조합이 설립될 경우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능해진다.

지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전용면적 76㎡의 경우 13억6000만원대에서 1억원 가량 낮춘 12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지만, 재건축 속도가 나자 금세 종전 시세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전용면적 76㎡ 매물은 13억4000만~14억원대, 전용면적 84㎡의 경우 15억3000만원~15억8000만원대에 시장에 나와있다.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 기준 전용면적 76㎡은 7억원 중반대에, 전용면적 8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할 때 지난 4년새 각각 평균 6억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