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의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SQM 리튬 광산의 염수 연못과 가공 지대      출처= 로이터 캡처

중국 국영 화학기업 시노켐(Sinochemㆍ중국중화집단공사)이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칠레 SQM의 지분 40억 달러(약 4조 5000억원) 입찰 경쟁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FT는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의 세계적 비료기업 포타쉬社가 판매하는 이 지분에 대해 시노켐 외에도 중국 투자사 GSR 캐피탈과 리튬배터리 생산업체 영파삼삼(寧波杉杉, Ningbo Shanshan),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 티엔지리튬(天齐锂业, Tianqi Lithium)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려는 정부 방침에 부응하기 위해, 배터리 재료 공급처를 확보해나가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FT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SQM은 논평을 거부했다. 시노켐과 GSR 등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SQM은 미국 앨버말, FMC와 함께 세계 시장의 80%를 과점하고 있는 리튬 생산업체로 시장점유율은 26%에 달한다. 지난해 생산 규모는 3만 8900톤에 달한다.

SQM은 전 세계적인 전기차 붐에다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 저비용으로 리튬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몸값이 높아져 올해 들어 주가가 107% 뛰었다.

리튬은 휴대전화, 노트북의 2차전지에 널리 쓰이는 광물이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로 중국이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자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엄격히 제한하는 가운데, 최근 세계 각국이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펴고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시노켐의 SQM 인수를 중국 정부가 승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 문제 해결과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기차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부어 현재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 8월 GSR은 일본 닛산자동차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인수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창청자동차도 지난 달 호주의 리튬 광산인 필바라 미네랄과 향후 5년 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구리, 코발트도 중국이 전기차 생산에 쓰려고 사재기에 나선 광물이다. 차이나 몰리브데넘은 지난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 콩고민주공화국 텐케 광산 지분 56%를 26억 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이 광물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거래 가격도 치솟고 있다. 리튬 거래에서 지표가 되는 중국 내 탄산리튬 스팟 가격은 이달 중순 1t당 15만 2천 위안(약 2600만원)으로 연초보다 30% 이상 올랐다.

리튬이온 전지에 사용하는 코발트 가격도 파운드당 30달러(약 3만 3900원)로 연초 대비 두 배 정도 상승했다.

중국이 이처럼 전기차 띄우기에 나선 것은 세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동시에 안방 시장에 전기차를 보급해 공해를 줄이려는 의도다. 지난해 중국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내국인에게 쏟아 부은 정부 보조금은 대당 1만 5천 달러(약 1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상하이 컨설팅 업체인 오토포사이트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