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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섭의 특허로 읽는 손자병법 이야기] 제13편 용간(用間)
김수섭 상승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11.08  07:25:13
   
 

실리콘밸리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인적 네트워크를 꼽는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개발자들이 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여러 벤처회사를 옮기면서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고 인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인적 네트워크는 여러 개발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정보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개발자들의 지식은 회사를 옮길 때마다 또는 기업 간 인수합병 등으로 여러 기업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전파되고 융합된다. 지식의 전파와 융합은 오늘날의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이끈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정보의 흐름이 있는 반면 기술 정보를 음성적으로 캐내는 경우가 있다. 산업 스파이가 바로 그것이다. 산업 스파이는 상대방 기업의 내부 기밀을 불법적으로 알아내 경쟁 기업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비밀이 아닌 알려진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정보원의 임무이다. 스파이와 정보원의 구분이 불법과 합법의 경계인 것 같지만 어쨌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점에서 유사하다. 춘추전국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경쟁 상황에서 상대방의 내부 정보를 알아내는 스파이 또는 정보원은 그 필요성에 의해 계속 존재해 왔다.

스파이의 활용은 <손자병법>의 제13편 용간편(用間篇)의 주제이다. 손자는 지피지기(知彼知己)를 위한 중요한 방안으로 간자(間者) 즉 스파이의 활용을 꼽는다. 간자(間者)에는 다섯 종류가 있는데 향간(鄕間), 내간(內間), 반간(反間), 사간(死間), 생간(生間)이 그것이다. 각각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면 관계로 생략한다.

간자(間者)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로는 전쟁이란 막대한 비용과 희생이 필요하지만 승부는 한 순간에 나는 것이라고 하면서, 적정(敵情)을 알기 위해서는 벼슬이나 금전을 아끼지 말고 쓰라고 한다. 명군현장(明君賢將)이 공을 세우는 데 뛰어난 이유는 먼저 알기(先知) 때문인데 먼저 알기 위해서는 귀신에게 듣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나 점을 쳐서 아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람을 통해 적의 동정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明君賢將 所以動而勝人 成功出於衆者 先知 先知者 不可取於鬼神 不可象於事 不可驗於度 必取於人知敵之情者也).

용간편(用間篇)을 산업스파이에 관한 내용으로만 해석해 읽는다면 불법에 가까운 것이라 현대 기업의 경쟁전략에서 사용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조금 넓게 본다면 기업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인재를 영입하고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노력하는 활동들이 현대 기업의 용간(用間)에 해당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창의성이 요구되고 있고 창의적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확보의 필요성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용간(用間)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외부 전문가를 필요시 활용하는 것과 경력직 연구개발자를 채용하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로는 필자와 같은 변리사를 예로 들 수 있다. 필자는 변리사로서 업무를 하다 보니 여러 기업의 기술정보에 접근할 기회가 많다. 물론 비밀유지 의무가 있어서 비밀을 유출할 수는 없지만 여러 산업분야의 동향과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이만한 직업도 없는 것 같다. 만약 단순 출원업무나 관리업무가 아닌 기술개발전략 등에 대한 자문이 필요하다면 내부 변리사를 고용하는 것보다는 기술적 베이스를 갖추고 사업 마인드를 보유한 외부 변리사를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게다가 인적 네트워크까지 잘 갖추어진 변리사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한편 경력직 연구개발자의 이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특이사항으로 특허 관점에서 눈여겨볼 사항은 직무발명에 관한 것이다. 연구개발자가 체득한 기술정보는 이직하면 경쟁사로 이동할 수 있다. 동일업종 재취업 제한을 서약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직자가 체득한 기술정보의 이동을 완전히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발명진흥법상 종업원 등이 발명한 것이 직무발명에 해당된다면 일정 요건 하에서 회사가 승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연구개발자가 A 회사에서 제품을 개발하던 도중 B 회사로 이직하고, 이후에야 개발을 완료해 직무발명을 완성했다면 그 직무발명은 어느 회사가 승계할 것인지 문제될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직무발명이 완성될 당시의 사용자만이 승계받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B 회사만이 직무발명을 승계할 수 있다. 만약 A 회사에서 직무발명이 완성되었지만 이를 숨기고 B 회사로 이직한 후 B 회사 명의로 출원한 경우, A 회사는 직무발명 완성 시기의 입증 곤란 등으로 사후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A 회사는 사전 대비책으로서 개발 중에는 반드시 연구노트를 작성해 직무발명 완성 시기의 입증자료로 활용함과 아울러, 직무발명 완성 즉시 출원해 기술유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대량생산의 장치산업에서는 숙련된 근로자가 필요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맨이 절실하다. 4차 산업을 이끌어갈 벤처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맨들을 붙잡는 것이 필요하고,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손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벼슬이나 금전을 아끼지 말고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인데,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직무발명 보상제도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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