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부라더>에서 티격태격하는 형제를 연기한 배우 마동석과 이동휘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부라더>는 장유정 감독의 창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뿌리 깊은 유교 집안 장손이지만 집안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두 형제가 자기들만의 목적을 위해 아버지의 장례식에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아냈다. 소위 ‘빵빵 터지는’ 웃음 포인트를 강조한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충무로의 대세가 된 배우 ‘마동석’과 애드리브의 천재 배우 ‘이동휘’를 앞세웠다. 

<부라더>는 17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두 배우의 개성은 사이가 좋지 않아 툭탁거리며 다투는 형제의 모습으로 잘 나타났다. 코믹한 상황에 있어서는 연기인지 실제 대화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발군의 순발력을 가진 배우 이동휘의 깨알 같은 대사와 이를 재치 있게 받아치는 마동석의 상황 연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상태가 좋지 않은 여인으로 등장하는 배우 이하늬의 ‘미친’ 연기도 쏠쏠한 웃음 포인트를 만든다.

아울러 드라마 <구해줘>로 광기어린 연기 실력을 보여준 배우 서예지와 더불어 오만석, 조우진 그리고 찰진 코믹 연기를 보여준 배우 송상은 등 조연배우들의 매력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 <부라더>에서 '광녀'연기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이하늬. 출처= 네이버 영화

가족을 소재로 한 코믹 영화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부라더>도 ‘웃음’에서 ‘감동’으로 끌고가는 다소 전형적인 전개를 보이면서 영화의 후반부에는 집안의 작은 비밀들이 밝혀지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웃길 것 같은 마동석, 이동휘의 조합에도 영화에서 ‘터지는’ 웃음 포인트는 그다지 많지 않다. 감동의 코드도 마찬가지다. 뭔가 애절하지는 않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다. 좋게 보면 잔잔한 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믹 드라마로 볼 수 있지만, 웃음도 감동도 확실하게 터지는 구석이 없는 밋밋한 영화가 될 소지가 있다. 

개봉을 11월로 잡은 것은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고려할 때 추석 시즌에 개봉했다면 가족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로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웃음과 감동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추천, 영화를 조금 깐깐하게 보는 관객들에게는 ‘기대감을 조금 낮추고’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