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미안해…1년 후 자주 보자”

지난 3월20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전 대우그룹 임직원들을 만난 것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서형석 전 ㈜대우 회장, 김태구 전 대우차 회장,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지낸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등 200여명의 대우 전직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12일, 김 전 회장은 대치동 포스코센터 서관 19층 중식당 휘닉스에서 윤영석 전 대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해 서형석 전 ㈜대우 무역부문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윤원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정주호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장병주 전 ㈜대우 사장 등 옛 대우맨을 대거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20일 열린 창립기념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회장은 사업 재개 여부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병 다 낫고 정리가 되면 다음에 할게요”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창립기념 행사 후 옛 대우그룹의 사장들과 가진 만찬자리에서 “고맙고 미안하다. 1년 정도 몸을 잘 추스린 뒤 자주 보도록 하자”며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보인 김 회장의 언행을 종합해 보면 당장은 아니지만 재기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연 17조원 추징금이라는 무거운 사슬을 달고 있는 김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재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형구 기자 lhg05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