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스'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진흙탕 공방을 벌였던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싸움이 대웅제약의 승으로 마무리됐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원이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및 도용 의혹과 관련해 메디톡스가 제기한 민사소송은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양사는 오는 27일에 열릴 사건관리회의(Case-Management Conference)에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협의(합의나 고소 취하 등)를 통해 소송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6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 등을 상대로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전직 직원이 친분이 있었던 대웅제약 직원에게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정보와 의약품 제조공정 등 일체의 정보를 전달하고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 대웅제약 '나보타' 출처=대웅제약 홈페이지

이에 대웅제약은 자신들보다 미국 진출 등에서 앞선 '나보타' 발목잡기 전략이라고 지적해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 법원 판단으로 메디톡스 소송으로 위협받았던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 신뢰도가 회복되는 한편, 나보타의 선진국 진출도 힘을 받게 됐다"면서 "나보타의 선진시장 진출은 국익과 제약산업 발전 초석이라는 의미있는 행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발목잡기식 무모한 음해로부터 벗어나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해외진출에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나보타 미국 허가는 지난 5월 FDA에 허가신청 이후 순조롭게 심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미국 소송이라는 경쟁사의 방해시도가 사라졌기 때문에 대웅제약 나보타의 미국사업 진출은 더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가 대웅제약의 미국 진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KB 증권의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사건관리회의에서 합의나 고소 취하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것으로 예상되지만, 결정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나보타의 미국 FDA 승인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내년 상반기 '나보타' 신공장에 대한 cGMP 획득 여부가 주가 방향성에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일부 소식통은 이번 소송을 통해 대웅의 명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은 기업 윤리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다른 옵션이 있다면 미국 의사들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