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글로벌 인적자본 보고서 27위에 올랐다. 지난해 32위보다 5계단 오른 순위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달 13일 발간한 ‘글로벌 인적자본 보고서 2017’에 따르면 한국의 인적자본지수는 69.88점으로 전세계 130개국 가운데 2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2위보다 순위는 5계단 올랐지만 점수는 76.89점에서 7점 가까이 떨어졌다. 리투아니아(25위), 프랑스(26위)에 이은 순위이며 라트비아(28위), 카자흐스탄(29위) 등이 우리나라의 뒤를 이었다.

▲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글로벌 인적자본지수 상위 10개국 중 한국은 5번째를 기록했다. 출처=세계경제포럼 글로벌 인적자본 보고서 2017

WEF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인적자본지수는 130개국의 인적 자본을 가장 낮은 0에서 가장 높은 100으로 환산해 나타낸다. 올해는 국가별로 ‘학습능력, 노동력배치, 기술개발, 노하우’ 등 4가지 지표에 맞춰 분석하고 이를 다시 0~14세, 15~24세, 25~54세, 55~64세, 65세 이상의 5개의 연령그룹으로 나눠 수치화했다.  

핵심노동인구 남녀고용격차 ‘85위’, 노동참가 ‘101위’에 불과

세부 항목을 보면 15~24세 그룹의 ‘문해∙수리능력’은 100점으로 1위, ‘고등교육입학률’은 95.3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 그룹의 남녀고용격차역시 100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25~54세 그룹으로 가면 남녀고용격차는 72.5점으로 130개국 중 85위로 추락했다. 55~64세 그룹도 70위, 65세 이상 그룹도 42위에 불과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15~24세 그룹의 고등교육입학률은 95.3점으로 2위, 25~54세 그룹의 고등교육졸업률은 43.9점으로 3위에 올라 130개국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핵심노동인구인 25~54세 그룹의 노동력 참가율은 77.4점으로 101위에 불과했다. 이 그룹의 지난해 노동력 참가율 점수는 77.33점(101위)로 한 해 동안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고등교육 입학∙졸업이 핵심노동인구의 노동 참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둘을 잇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전세계 인재 3명 중 1명은 제대로 개발되지 못해

WEF의 조사 결과 조사대상 130개국에 있는 인적자본의 62%만이 개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인적자본의 70% 이상을 개발한 국가는 25개국 뿐이며, 60%~70% 사이가 50개국, 50%~60% 사이에 41개국, 50% 미만으로 개발한 국가도 14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자본 개발 격차는 북미와 서유럽에서 가장 작았고 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컸다.

▲ 전세계 각 국의 인적자본 개발 현황. 색이 짙어질수록 높은 인적자본 개발을 의미한다. 출처=세계경제포럼 글로벌 인적자본 보고서 2017

순위로 보면 노르웨이(1위), 핀란드(2위), 스위스(3위), 덴마크(4위), 스웨덴(8위), 슬로베니아(9위) 등 유럽 선진국이 최상위권을 휩쓸었고 미국(4위), 뉴질랜드(7위), 호주(10위) 등이 10위권을 채웠다. 일본은 17위, 중국은 34위를 차지했다.

이중 상위 3개국인 노르웨이, 핀란드, 스위스는 인적자본지수 75점 문턱을 넘은 유일한 국가다. 4위인 미국은 74.84점으로 75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노르웨이는 모든 지표와 전 연령대에 걸쳐 높은 성과를 냈는데 특히 25~54세, 55~64세 그룹에서 ‘숙련된 노동력의 고용’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며 강점을 나타냈다. 핀란드는 초등학교의 질을 포함한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25세 이상의 모든 그룹의 고등교육 입학률이 3~4위권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스위스는 교육시스템의 우수성와 직원교육 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WEF는 “상위권 국가들은 국민 교육과 기술 개발에 오랜시간 힘써온 결과 당연히 고소득 국가에 포함된다”면서 “교육과 기술개발이 국가 소득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 모든 국가의 목표가 돼야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