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배달앱 시장에서 다시금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알리바바가 최대주주인 어러머가 바이두 와이마이를 인수하자 텐센트는 메이퇀에 거금을 투여했다.

▲ 투자 이미지.출처=가디언

1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위챗(WeChhat)을 운영하는 텐센트가 메이퇀 디엔핑(Meituan Dianping)에 30억달러(약 3조4200억원)를 투자한다.  이는 민간우주 기업 스페이스엑스와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가 유치한 투자 금액을 능가하는 규모다.

업계는 텐센트의 투자로 메이퇀의 기업가치가 최대 280억달러(약 32조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중국 배달앱 1위 업체인 어러머(餓了)는 3위 업체인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賣, 바이두딜리버리)를 지난달 인수했다. 이로써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어러머는 당시 바이두와이마이의 기업 가치를 5억달러(약 5700억원)로 평가하고 활성유저와 데이터 가치를 3억달러(약 3400억원)로 산정해 총액 8억달러(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배달앱 투자에 대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영역의 점유율 싸움이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한다.

▲ 온라인투오프라인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중국 시장조사 회사 아이리서치(IResearch)의 ‘2016년 4분기 중국 제3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5%와 37%다. 두 기업은 모바일 결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에서의 경쟁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신소매’라는 키워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오프라인 영역의 진출을 선언했다. 신소매와 O2O의 가장 큰 차이는 오프라인 영역을 디지털화한다는 점에 있다.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盒马鲜生)’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매장에서는 알리페이로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텐센트 역시 위챗페이 제휴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2015년부터 매년 8월 8일에 무현금의 날을 선언하며 제휴 매장을 100만 곳까지 확보했다.

두 기업은 오프라인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모바일 이용자를 계속해서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리바바가 사실상 지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어러머를 통해 바이두와이마이를 인수하자 텐센트가 이에 질세라 메이퇀에 투자했다는 풀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달앱 서비스들은 2015년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인수합병전을 벌여왔다”면서 “2년 후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또 다시 배달앱에 거금을 붓는 것은 신소매 영역의 경쟁과 연관 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