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픽사베이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데 경제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성장을 포기하는 비관적 접근 방법은 위험한 생각이지만, 일본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시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경고의 소리

"급속한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는 국가가 개혁을 가속화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 통화 기금(IMF)은 지난 7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들이 현재의 대책에 안주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노동력의 핵심을 형성하는 층은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인구층 이다. 여기에는 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이 연령층의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그러나 여전히 일하고 있는 65세 이상의 사람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노동 가능 인구는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총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 연령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약 3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를 지탱하는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일본의 노동 가능 인구는 1997년까지 8700만 명이 넘었으나 2016년에는 약 7600만 명으로 1,000만 명이 감소했다. 고령화 사회와 함께 줄어드는 출산율로 노동가능 인구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노동가능 인구는 매년 약 1%의 비율로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도 정점에서 약 100만 명 감소했다.

반면 일본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 총생산(GDP)은 2016년에 이전 최고 기록인 1997년의 533조 엔을 돌파해 537 조엔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리쇼 대학교(立正大学)의 히로시 요시카와 교수는 "인구 감소에 대한 비관론은 너무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동력이 약간 감소하더라도, 개별 근로자가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증대시키는 생산성을 높이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핵심이다.

일본 경제의 잠재력을 나타내는 잠재 성장률은 현재 약 0.8% 수준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하향 압력을 약 1%로 볼 때, 생산성을 2%로 끌어 올려야 실제 1%의 플러스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정부는 명목 GDP 600 조엔을 달성하기 위해 2% 이상의 실질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인구 감소라는 하향 압력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2015 회계 연도와 2016 회계 연도의 실질 성장률은 모두 1.2%에 머물렀다.

유엔은 2050년까지 일본인 인구가 15% 감소해 1억 명 남짓 수준이 될 것이며, 전 세계 인구는 약 76억 명에서 약 98억 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성장은 가구 소득을 높여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구매력을 높일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이러한 움직임이 바로 성장으로 전환되기란 쉽지 않다.

불평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왜 성장이 필요한가? 브란코 밀라노비치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논란을 야기했던 그의 저서 "글로벌 불평등"에서 경제 성장이야 말로 세계의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주장한다.

그는 부유한 나라의 잘 사는 사람들이 더 이상의 경제 성장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단순히 현상 유지만 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국가들은 젊은층과 부유층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임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연설에서 "프랑스의 강건함과 번영에 기여하는 모든 것이 활기를 띠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자유, 창의력, 혁신이 구축되는 문화와 교육이 새 정부 행동의 중심이 될 것”임을 천명했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20%를 넘으면서 프랑스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동 시장 개혁을 추진하고있다.

해외 인수 합병은 신중히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합병 및 인수 자문회사 인 리코프(Recof Corp.)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해외 M&A는 2016년에 전년 대비 13% 증가한 약 10.5 조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도시바(Toshiba Corp.)는 미국의 원자력 발전 회사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일본 우정 주식회사(Japan Post Holdings Co.)는 호주 물류 회사를 인수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일본 기업이 해외 회사를 인수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구매 가격을 지불하거나, 현지 자회사가 충분한 통제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되도록 내버려 두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본전산(Nidec Corp.)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50건의 M&A를 모두 성공시켰다. 그는 기업 인수에 관해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너무 높게 사지 말 것, 인수한 회사의 경영을 혁신할 것, 시너지를 창출할 것.

일본 내에서의 기술 혁신 또한 중요하다. 회사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창출하는 건설 중장비 대기업인 고마츠(Komatsu Ltd.)의 노지 쿠니노 회장은 "기존 사업에만 의존하면 개발 도상국의 추월을 허용하게 될 것이다. 일본 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산업이 창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사고 방식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일본 경제가 계속 성장하던 시대와 같은 성장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지역 도시들은 새로운 사고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피츠버그는 한때 강철 도시로 알려졌으며 절정기일 때 인구가 70만에 달했다. 현재 이 도시의 인구는 당시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의료 및 하이테크 산업은 번창하고 있고, 1인당 소득은 미국 평균보다 높다. 독일에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도시인 레겐스부르크처럼, 산업, 정부, 학계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소규모 지역 도시가 많다.

일본 시장은 ​​외국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 우리나라의 KOTRA 같은 기구임)의 ‘일본 투자 보고서 2016’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2016년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외국 기업의 약 80%가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흡입력이 강한 진공 청소기로 유명한 영국의 다이슨(Dyson Ltd.)과 룸바 로봇 청소기 제조업체인 아이 로봇(iRobot Corp.)은 신중하기로 정평이 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일본 중앙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금년 3월 현재 일본 국민들의 현금 보유와 예금액은 932조 엔으로, 10년 전보다 150조 엔 가까이 증가했다. 비록 사회는 급격히 고령화되어 가고 있지만 수요가 더 늘어 날 여지가 아직 충분하다 뜻이다. 금년 들어 전반기 6 개월 동안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소비가 2조 엔을 넘어서면서 지역 도시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일본의 2016년 1인당 GDP는 3만 8917달러로 싱가포르보다 약 30% 낮다. 일본은 서비스 산업에서의 생산성 저하, 노동 시장의 낮은 유동성, 정보 기술 부문에서의 인재 부족 등과 같은 많은 과제에 직면 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은 과연 그 사회 구조를, 인공 지능과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사회 구조로 전환 할 수 있을까? 일본은 기존 사회 경제적 구조로는 1%의 실질 성장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주도권을 가지고 새로운 사회 구조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