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자사의 아마존 프라임 기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레스토랑과 온라인 배달을 비롯해 주문 솔루션을 제공하는 올로(Olo)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이로써 아마존 레스토랑에 입점한 음식점들은 올로를 통한 주문 수취(POS 사용)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마존 프라임 고객은 올로의 200여개 레스토랑 브랜드, 4만개 매장을 신규 가맹점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아마존과 올로의 만남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넘어 펼쳐지는 아마존과 월마트의 대결로도 해석된다. 현재 월마트는 주문자가 집을 비운 상태에서 배달 플랫폼이 직접 집까지 들어가 냉장고에 신선식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 주인이 집을 비워도 스마트홈 서비스가 지원하는 원격감시 시스템으로 배달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로 오프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는 중 등장한 서비스라 특히 눈길이 쏠린다.

▲ 자료사진. 출처=픽사베이

합종연횡...규모의 경제 잡아라

오프라인 음식배달 시장이 공룡 전자상거래 기업을 넘어 외식사업 전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두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음식배달 서비스의 합종연횡"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자의 만남이 음식배달 서비스의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를 통한 온라인 서비스의 오프라인 시장 잠식 또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은 기존 음식 배달 시장을 잠식함과 동시에 외식산업도 일부 잠식하며 시장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미국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197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음식 배달 시장 대비 46%, 외식산업 대비 2.9%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직은 미비한 영향력이지만 외식사업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 외식산업 시장과는 달리 배달 서비스는 각종 인프라 내재화가 필요한 영역이다. 비용부담이 존재함에 따라 비용 효율화 작업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달 서비스는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 숙제를 받아들고 있다. 고효율 저비용의 마법을 부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외국 기업들은 인수합병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중국의 바이두는 지난 8월 자사의 음식배달 서비스 바이두 딜리버리 (Waimai)를 알리바바가 투자한 어러머(Eleme)에 매각했으며 미국 그럽허브는 또다른 음식 배달 서비스인 Eat24를 지역 광고 업체 옐프로부터 인수한 상태다.

음식배달 시장이 라스트마일까지 아우르는 총체적 서비스로 자리잡으며 효율을 따지는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를 인수합병으로 해결하려는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도 고효율 저비용의 바람을 활용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가 맛집 배달서비스 푸드플라이를 인수했다. 물론 요기요와 배달통은 독일계 음식배달 업체인 딜리버리 히어로의 한국지사가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토종기업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 배달앱 시장에서 의미있는 인수합병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푸드플라이는 1700개 가맹점을 확보한 온라인 맛집 배달 서비스로, 서울 16개 구에서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지역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지피코리아는 푸드플라이 인수를 통해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나아가 푸드플라이는 더 큰 고객풀을 가지고 있는 알지피코리아와 함께 함으로써 고객기반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알지피코리아 강신봉 대표는 “알지피코리아만의 주문 전달 관련 기술, 고객 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 고객과 가맹점 관리 운영 노하우 등이 푸드플라이의 자체 배달 시스템과 배달원이라는 새로운 요인들과 만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행복한 배달음식 주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플라이앤컴퍼니 임은선 대표는 “양사가 협력하면 제품과 서비스 혁신에 크게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알지피코리아와 함께 배달 음식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며, 고객들에게 더 큰 만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하는 배달의민족은 배민라이더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10월부터 서울 전역 서비스에 돌입하는 배민라이더스는 배달의민족이 직접 고용한 배달원들이 활동하는 구조다. 알지피코리아가 푸드플라이를 인수해 외부에서 플랫폼 수혈에 나섰다면, 배달의민족은 자체적인 수직계열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출처=미래에셋대우

배달은 O2O 시장의 최전선?

일반적으로 O2O 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들며 플랫폼 수입, 즉 수수료 수입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킨다.

처음에는 온라인 중심의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오프라인에 집중해 업의 본질을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대표 사례가 카카오다. 최근 O2O를 일종의 '방법'으로 치부한 상태에서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나, 카카오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4개의 사업인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파킹, 카카오맵은 철저하게 O2O 로드맵을 따르고 있다.

플랫폼 사업에 따른 수수료 모델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 카카오도 인공지능 생태계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나 아직 수수료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다른 O2O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로 최근에는 크게 두 가지 로드맵이 부상하고 있다. 바로 사용자 경험 고도화, 그리고 데이터 확보에 따른 제3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다.

사용자 경험 고도화는 플랫폼을 떠날 수 없도록 만드는 매력 포인트를 배가시키는 단순한 방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확보를 통해 자사 플랫폼 강화에 나서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혹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강조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실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방식으로 조금씩 플랫폼의 외연확장을 노리는 전략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방식 중 가장 일반적이다.

알지피코리아의 푸드플라이 인수도 마찬가지며 쿠팡의 로켓배송도 이에 포함된다. 물건을 편리하게 구매하는 것을 넘어 안전하고 친절하게 수령할 수 있는 라스트 마일은 강력한 사용자 경험 고도화 작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 확보는 다소 고차원적인 방식이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사람들의 패턴을 활용해 특정 지역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금요일 밤 홍대에서 카카오드라이버를 통해 사당으로 향하는 취객들이 많다는 빅데이터가 확보되면, 카카오가 해당 구간의 할인쿠폰을 제시하며 광고 플랫폼을 동시에 노출하는 방식 등이다. O2O 플랫폼이 가장 확실하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음식배달 플랫폼의 합종연횡, 그 연장선에서 배달과 배송을 하나로 묶어내는 실험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배달 플랫폼을 오프라인과 온라인, 나아가 배송까지 확장시켜 유의미한 데이터 확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가 성립되려면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제하는 솔루션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오프라인 거점 중심의 플랫폼 전략이 최근 O2O 업계의 대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라스트마일까지 아우르는 음식배달 시장의 최근 전략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