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상하이에 있는 자사의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에 넘겼다. 올해 안에 시산에 있는 나머지 1개 매장도 매각을 완료하면,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지 20년 만에 현지에서 완전히 사업을 접는 것이다.

25일 이마트 따르면 최근 상하이에 위치한 자사의 매장 5곳을 CP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1개 매장도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할 방침으로, 여건이 어려우면 폐점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매각이 완료된 중국 이마트 5개 매장의 장부가는 680억원이 넘지만, 회사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허가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매각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매도·매수 계약은 체결됐지만 중국 정부의 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매각이 완료되는 정확한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연내 모든 매장 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나머지 1개 매장의 매각이 어려울 경우 폐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P그룹은 동남아시아 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통신, 미디어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매출액 55조원(2015년 기준) 규모의 회사다.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 계약으로 이마트 매장을 로터스로 전환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는 중국 내 부진한 실적으로 철수설이 계속 나돌았지만 부인하거나 공식화하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본격화 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5월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중국사업 매각 속도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는 2010년 26개까지 늘어났던 점포를 올해 초 6개까지 줄였고, 2014년 440억원, 2015년 350억원, 지난해 2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이마트가 중국 내 마트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경영효율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비효율적인 사업을 접고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마트 측은 “이마트는 오는 29일 몽골 2호점을 개장하는 등 현재 진출한 베트남과 몽골 등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점포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