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3일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 21세기 들어 미국 항공기가 비무장지대( DMZ)에서 가장 북쪽으로 비행한 것이다. 이날 비행은 하루 전 북한 핵실험장에서 20여㎞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과 북한이 말폭탄을 주고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에 사용할 수 있는 군사옵션을 보여준 무력시위로 평가된다.

토요일  B-1B 여러 대, DMZ 최북단 동해 공역 비행

미국 국방부는 23일(미국 현지시각) 여러 대의 B-1B 랜서가 이날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해 단호한 결의를 과시하기 위해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 23일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장 북쪽으로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한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B-1B 랜서 폭격기는 미국령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F-15 전투기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에서 각각 발진했다.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미사일(ICBM) 등 잇단 미사일 도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추가도발 예고 등에 맞서 북한에 강력한 군사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화이트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들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 본토와 우리의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B-1B, 두 시간이면 북한 초토화하는 죽음의 백조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붙은 B-1B 랜서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폭탄 탑재량이 가장 많고 속도도 빠르다. 유사시 2시간이면 한반도에 전개돼 다량의 폭탄으로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종으로 꼽힌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 B-52 대체용으로 개발된 B-18는 1986년 실전배치돼 그동안 전장을 누비며 적들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길이 44.5m 날개 너비 42m, 높이 10.4m에 자체 중량 87t의 거대한 기체를 자랑한다. 그런데 여기에 총 57t의 각종 무기를 싣고 최고 속도 마하 1.25로, .최대 1만2000km를 비행할 수 있다.

특히 무장능력이 뛰어나다. 외부 장착대에 23t, 내부 무장창에 34t을 탑재할 수 있다. 탑재할 수 있는 무기는 2000파운드급 폭탄 24발, 합동직격탄(JDAM) 48발, 소구경탄 96발 등 다종다양하다.

'죽음의 백조'는 이날 비행에 앞서서도 북한의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전후한 지난달 31일과 지난 18일 잇따라 출격했다. 지난 18일에는 B-1B는 2대와 주일미군에 배치된 미 전략무기인 F-35B 스텔스 전투기 4대가 우리 공군 F15K 4대와 연합훈련을 실시, 군사분계선 인근까지 북상해 비행했다.

미북간 이어지는 발폭탄 정말 터지나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출격은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 유엔의 강력한 제재, 중국 금융기관을 겨냥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말폭탄' 등이 이어지며 한반도 긴장이 매우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를 경고하자 김정은이 21일 직접 설명을 내고,“정신 착란의 노망든 영감을 분명히 확실하게 불로써 길들이겠다”고 맞섰다. 김정은은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같은날 북한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공에서 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에 트럼프는 22일 연설에서 미국인 보호를 위해 "정말 다른 선택은 없다"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거듭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