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Toshiba)가 지난 21일 SK하이닉스, 베인캐피털, 애플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정식 발표했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에도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기술력 차이와 인수전에서 과열의 결과 삼성에게 호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출처=삼성 홈페이지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회사인 D램 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이번 해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는 35.6%의 삼성전자가 차지했고 2위 도시바는 17.5%, 웨스턴디지털(WD)은 17.5%로 3위며 SK하이닉스는 9.9%의 점유율로 5위다.

▲ 2017년 기업별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자료=DRAMeXchange

낸드플래시가 강점인 도시바메모리를 흡수하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점유율을 단순합산하면 27.4%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삼성과의 격차는 8.2%포인트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최대 경쟁사였던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했을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삼성과는 단숨에 0.6%포인트 차이로 위협을 준다. 삼성 입장에서 단순 수치만 비교할 때 격차가 더 벌어지는 SK하이닉스 쪽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는 것이 비교적 안심이라는 얘기다.

물론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반도체에서는 시장점유율만큼 중요한 것이 미세공정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1위 삼성전자는 이미 4세대 기술력을 갖췄지만 도시바는 3세대 기술수준에 있고, SK하이닉스도 최근에서야 4세대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격차를 메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도체 업계는 입을 모은다.

또 도시바는 성명서에서 밝힌 대로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해외 기업들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해외기업들은 도시바가 보유한 낸드플래시 원천기술 접근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단일 품목 사상 최고치인 900억달러(약 100조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반도체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기반이 되는 필수 부품으로 반도체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IT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 4차 산업혁명.출처=이미지투데이

반도체는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으로 1992년 처음으로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리 잡은 이후 26년 동안 총 21번 수출 1위 품목을 차지했다. 반도체는 2004년 자동차에 1위를 내주고 2008년에는 5위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대체로 반도체는 약 30년간 우리나라 효자 산업으로 성장했다.

▲ 우리나라 수출품목 중 반도체 수출 순위 추이.출처=한국무역협회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자로 결정 된 이후 시장에서 어떤 효과가 있을지 시장 파급력은 더 지켜봐야 한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2016년 기준 메모리 반도체 세계 수출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27.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면서 "반도체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선제적인 투자로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연구원은 "한국 수출을 견인하기 위해 메모리는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수준이 낮은 시스템 반도체에도 기술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