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온디맨드 서비스 업체 우버가 리무진 고급 서비스인 우버블랙, 장애인을 위한 우버 어시스트, 배달대행 서비스 우버이츠에 이어 카풀 서비스인 우버쉐어를 21일 출시했다.

풀러스와 럭시 등 토종 카풀 업체들이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우버쉐어는 일종의 후발주자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셈이다. 그러나 후발주자임에도 우버쉐어의 강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우버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초체력을 다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 브룩스 엔트위슬 우버 아태지역 CBO. 출처=우버

환경파괴와 나홀로 차량 없애기 위해 상륙?

우버에 따르면 우버쉐어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요일에 출퇴근 목적으로만 정해진 시간대(오전 6~ 10시, 오후 5~12시)에 운행된다. 지역은 강남구로 한정되며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영업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것은 현 상황으로는 어쩔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카풀 업체를 대상으로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만 운행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카풀 업체들이 임의로 출퇴근 시간 외로 영업시간을 변경하거나 확장할 수도 없다.

우버쉐어는 기존 우버앱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앱을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한 후 ‘쉐어’ 버튼을 누르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버이츠와 동일하며, 단독 플랫폼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버와 승객의 매칭이 완료되면 승객은 바로 드라이버의 이름과 사진, 차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연식 이상의 차량만 운행되며 서비스 기본료는 1500원이다. 요금은 전체 이동 거리 및 서비스 이용 시간에 따라 산정되어 사전 등록한 신용카드(또는 체크카드)로 자동 정산된다.

드라이버로 등록하려면 우버 드라이버 파트너 가입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등록증, 보험가입증명서류와 재직을 증명하는 자료, 차량 사진 등을 제출해야 한다. 추가 자료가 더 필요할 수 있다. 굳이 직장인이 아니어도 본인이 현재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 드라이버로 등록이 가능하다.

우버는 탄소발생량을 줄이는 환경오염 방지, 나홀로 차량을 줄여 교통혼잡을 줄이는 한편 색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우버쉐어의 목표로 내 걸었다. 물론 대의명분에 불과하며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마케팅적 수사에 불과하지만 우버의 설명은 진지했다.

브룩스 엔트위슬 우버 아태지역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며, 이곳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면서  “다만 탄소배출에 따른 환경오염을 비롯해 심각한 교통체증은 해결해야 하고 이를 우버쉐어가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명분이 환경재단과의 협력이다. 우버는 우버쉐어 론칭 전인 지난달 29일 이미 환경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출퇴근 차량감소와 대기오염 방지를 막자는 취지인 에코 드라이버 캠페인을 시작했다. 에코 드라이버 캠페인은 경제속도 준수와 급제동 금지 등 환경을 생각하는 운전습관을 하자는 취지다.

마이크 브라운 우버 아시아 총괄대표는 당시 “이번 협약을 통해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과 나홀로 차량을 줄일 수 있는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면서 “국내외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환경재단과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엔트위슬 CBO는 “우버쉐어가 서울의 출퇴근길 교통혼잡 해소에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현재 공유오피스 플랫폼 위워크도 우버쉐어와 함께 나홀로 차량 줄이기, 환경 개선을 위한 카풀에 동참하고 있다.

▲ 출처=우버

우버쉐어, 가능성 있을까?

우버쉐어 서비스가 공식 시작됐으나 풀러스와 럭시 등 기존 국내 라이벌들과 비교해 특별한 강점을 보이는 대목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목적지 확인 등의 사용자 경험이 풍부해지고 우버로 대표되는 익숙한 브랜드 가치 외에는 딱히 관전 포인트가 없다는 평가다.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서울만의 특장점이 거의 없다.

우버는 “600개 도시에서 운행한 노하우와 기술이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우버의 브랜드 가치, 플랫폼 기술력과 분석력이 더해지면 단번에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본 서비스와 요금은 라이벌과 큰 차이가 없지만 우버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믿고, 노하우와 기술력을 맹신하겠다는 뜻이 읽힌다.

최근 카풀앱 시장이 규제당국으로부터 견제를 받고있는 것도 부담이다.  풀러스와 럭시 등은 최근 국토부로부터 ‘출퇴근 외 시간 영업을 실시하면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에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 및 임대, 알선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으나 '출퇴근 때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현행 카풀 서비스는 합법이지만 영업시간을 조정할 경우 불법이 된다는 뜻이 된다. 우버쉐어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엔트위슬  CBO는 “정부 당국과 논의해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정적인 시장과 특별하지 않은 사용자 경험을 들고 나타난 우버의 진짜 의도에 시선이 집중된다. 일단 우버이츠와 우버쉐어로 빠르게 이어지는 우버의 행보를 고려하면 조만간 사업 확장을 위한 히든카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 우버택시 사업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논하는 이유다.

그러나 엔트위슬 CBO는 “우버택시 재개에 대한 생각이 있나”는 질문에 “우버쉐어 서비스를 런칭하게 되어 기쁘다”는 동문서답으로 본질을 흐렸다. 이 외에도 우버쉐어에 대한 질문에 대해 추상적이고 모호하며 지극히 당연한 대답만 하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버쉐어가 출시되어도 기존 카풀 앱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우버쉐어만의 강점이 아닌, 우버 플랫폼 강화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버라는 하나의 플랫폼에 우버이츠, 우버쉐어 등 모빌리티 분야 서비스가 연결되고 있는 지점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면서 “통합 플랫폼을 통해 우버택시 재개 등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