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난립으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해외 유통강자들이 한국 상륙 채비를 하고 있어 우리나라 온라인쇼핑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초경쟁상태인 국내 온라인쇼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연 확대, 내실 강화, 첨단 기술접목 등 3가지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온라인쇼핑은 오프라인쇼핑과 대별되는 산업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PC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에 기반한 인터넷쇼핑이 대표다.

여기에는 온라인 전용 판매장만 운영하고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지마켓과 11번가, 대형유통사의  온라인 부문인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상품 매입 후 소비자에 판매하는 쿠망 혹은 특정 상품과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소셜커머스인 티몬과 위메프 등이 포함된다.

산업은행 산하 KDB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일 '국내 온라인쇼핑 산업의 발전전략과 금융의 역할확대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 산업은 뚜렷한 우위사업자가 없는 초경쟁상황과 경쟁심화에 따른 업체별 수익저화, 선순환적 사업발전이 어려운 점 등이 애로사항으로 지목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연구소는 국내 온라인쇼핑 산업의 지난해 국내 거래액이 75조7000억원으로 전체 소매판매액의 17.9%, 국내총생산(  GDP)의 4.6%까지 확대되는 등 산업·경제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약 44만개의 온라인쇼핑 업체가 있고 대기업 계열사와 시장 초기에 진출한 소수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온라인쇼핑 업체는 2009년 23먼8000개에서 2011년 30만개, 2014년 40만1000개, 2015년 44만4000개로 급증했다.

온라인쇼핑은 또 정보통신기술과 결제서비스의 급속한 발전, 다양한 정보 탐색과 합리적 가격을 추구하는 소비경향 확산 등으로 2010년 33조7000억원이던 거래액이 2016년 75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14.4%씩 성장했다.

▲ 온라인 쇼핑.출처=이미지투데이

KDB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또 온라인쇼핑은 생산과 고용 유발효과가 높으면 연관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촉진한다고 긍정평가했다. 부가가치 유발액은 2014년 38조1000억원으로 철강 32조1000억원 등 주요 제조업의 그것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 전후방 산업을 포함해 2014년 약 58만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5년 이베이코리아와 쿠팡, 위메프 등 주요 온라인 쇼핑업체 들으 7912명을 신규고용해 30대  그룹 신규고용(8261명)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했다.

▲ 국내 온라인쇼핑의 경제비중 추이.출처=한국산업은행 보고서

그러나 국내 온라인쇼핑 산업은 뚜렷한 경쟁우위 사업자가 없고 단기 프로모션 등에 따라 소비자가 구매처를 바꾸는 탓에 방문자 가 업체간 편차를 크게 보이고 순위도 빈번하게 바뀌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와 인터파크 등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다수가 판단미 과다 집행으로 영업손실을등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탓에 업계 전반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인구 비중도  2015년 기준 약 54%로 최근 증가율은 답보 추세며 다른 해외 선도국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 국내 온라인쇼핑 인구비중(왼쪽), 주요국 온라인쇼핑 인구비중(오른쪽).출처=한국산업은행 보고

반면  중국 알리바바 등 해외 유통강자가 국내에 진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카카오, 페이스북, 구글과 우버 등 비유통업체들이 속속 온라인쇼핑 시장 진출했거나 진입할 예정으로 있다.  아울러 쇼핑의 패러다임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되고 있다. PC를 통한 온라인쇼핑 규모는 성장 정체  추세에 진입한 반면, 모바일쇼핑은 급성장해 지난해전체 온라인쇼핑의 53.5%를 차지했다.

게다가 국경 없는 온라인쇼핑, 직구와 역지구가 증가하고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 접목확대되고 있으며 상품 기획과 큐레이션 기능 부각 등 후방 수직계열화고 급진전하고 있다. 이와함께 핀테크 관련 규제완화 등 소비자 이용환경 개선, 온라인쇼핑을 통한 해외 수출활성화 지원 등 우호적 규제개선도 이뤄지고 있는 등 온라인쇼핑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국내 온라인쇼핑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연을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식품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했다. 국내 상품군별 온라인 쇼핑 비중(2015년)에서 식품은 8.2%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체 소매판매에서 식품 구성비가 최대 22.6%인 점과 비교하면 식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식품 구매자는 다른 상품 구매자에 비해 쇼핑빈도가 3배 이상 높고 다른 품목과 함께 쇼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온라인 쇼핑산업에서 식품군의 판매확장을 제안한 것이다.

▲ 국내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비중.출처=한국산업은행 보고서

아마존과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신선식품 온라인쇼핑 시장의 잠재력을 주목해 전용서비스를 출시하고 신선식품군 전용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신선식품 전용서비스인 ‘아마존프레시’를 2007년 미국 시애틀에 시범 출시해 2013년에는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해외로까지 확장했다.

미국 IT업체 구글은 지난 2월부터 미국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등과 제휴해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구글익스프레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신선식품 배송업체 ‘프루잇데이’에 7000만달러(약 780억원)를 투자했다.

▲ 아마존프레시의 주요 서비스.출처=한국산업은행 보고서

유통 분야에서는 사업모델의 균형을 맞추고 신규 수익원도 확보해야한다. 아마존은 직매입과 오픈마켓 방식을 동시에 운영하는 전략을 택했다. 신제품은 오픈마켓 방식으로 판매하고 상품성이 검증되면 직매입 판매로 방식을 바꿔 규모의 경제를 도모한다.

알리바바는 수익의 절반 이상이 비유통 부문에서 나오는데 그 비중은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알리바바의 2014년 매출 구성을 상세히 보면 빅데이터 등의 자산을 활용해 기업광고와 마케팅서비스 영역에서 약 50%의 수익을 일으키고 국내 판매수수료가 32%로 그 뒤를 이었다.

▲ 알리바바(中)의 '10~'17 매출액 추이(왼쪽), '14 매출 구성(오른쪽).출처=한국산업은행 보고서

산업은행은 온라인쇼핑 업체에게 해외온라인 시장 진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해외온라인 시장은 해외에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 방식과 해외 직접 진출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나누는데 , 역직구는 신규투자 부담이 적고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에 시험무대(Test Bed)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수출 절차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할 경우 위생허가에만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과 같은 위험도 따른다.

보고서는 국내 온라인쇼핑 업체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은행은 주요 해외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온라인쇼핑 시장과 태동 단계에 있는 동남아 시장을 지목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서 조사한 '한국 제품 직구 경험이 있는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을 구매한 뒤 가격, 품질, 디자인 등 모든 영역에서 해외제품보다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문조사는 가격, 품질,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배송, 사후관리, 신뢰도 등 7가지 항목을 5점(매우 만족 : 5점, 만족 : 4점, 보통 : 3점, 불만 : 2점, 매우 불만 : 1점)으로 평가했는데 조사 결과 한국 상품은 대부분의 항목이 4점(만족)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 외국 소비자의 한국 상품과 해외 상품 만족도 평가표.출처=한국무역협회

국내 온라인쇼핑 산업을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실을 강화해야 한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온라인쇼핑 산업은 단순 상품 중개나 사이버공간 제공의 역할을 넘어 마케팅, 재고관리, 상품기획 등 유통업 경쟁력을 확보해 소비자 만족을 높여야 한다. 또 온라인쇼핑 업체는 물류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하는데 물류 인프라와 같은 투자는 사업을 전략적으로 검토한 후 시행해야 한다. 유형 자산 투자에는 ‘직접투자(Asset Heavy)’와 컨소시엄 구성과 같은 ‘직접보유 최소화(Asset Light)’가 있다.

▲ 직접투자(Asset Heavy)과 직접보유 최소화(Asset Light)의 개념과 장단점 비교.출처=한국산업은행 보고서

연구소 측은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만큼 첨단 신기술을 온라인쇼핑 산업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도 제안했다.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제품 체험과 직원 응대에 취약한데 가상현실(VR)이나 O2O(Online to Offline) 등의 기술을 사용하면 온라인쇼핑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진단했다.

▲ 온라인쇼핑 산업의 첨단 정보통신기술 활용안.출처=산업은행

아마존은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배송시간을 단축 하는 등 서비스 수준을 향상할 뿐 아니라 재고·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 아마존 드론 배송.출처=아마존 홈페이지

산은경제연구소는 또 금융의 역할이 온라인쇼핑 산업에서 현재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는 온라인쇼핑 산업에서 벤처투자나 관련 분야 창업이 활발해 기업 가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동향에 발맞춰 온라인쇼핑 산업을 유망분야로 인식하고  온라인쇼핑 생태계 전반의 금융지원을 촉구했다.

미국은 유통분야 벤처투자액은 2006년 190만달러(약 21조원)에서 2015년 1023백만달러(약115조)로 10년간 약 5배 늘었다. 해외자본은 국내 온라인쇼핑 업계에까지 투자 손길을 뻗어 국내 기업의 투자기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은 미국 이베이의 100% 투자했고,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망과 티켓몬스터 등도 해외자본의 지분 비중이 높다.

 국내는 유통 분야에 벤처투자가 늘고있으며 정부가 최근 중견·중소기업 수출 활성화 방안으로 무역금융 우대 등 지원을 확대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의 지난해 '국내 산업별 신규 벤처투자액 추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통·서비스 업종의 벤처투자액은 21.8%를 점유하며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서비스산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증가율은 32%포인트에 이르렀다.

▲ 국내 산업별 신규 벤처투자액 추이.출처=한국벤처캐피탈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