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러시아에 병원 시스템을 수출한다. 이는 국내 의료기관이 ‘의료 융·복합 클러스터 모델’ 병원 시스템을 외국에 이식하는 첫 사례여서 주목받고 있다. 

▲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왼쪽), 미하일 유가이 모스크바 스콜코보특구 국제의료클러스터재단 이사장.출처=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병원 시스템 수출을 위해 최근 러시아 극동지역의 중심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에서 모스크바시 국제의료클러스터재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양측은 앞으로 모스크바시 스콜코보 특구 내에 한국형 첨단병원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 모스크바 스콜코보 특구는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라고 부르는 대규모 과학기술혁신단지다. 세계적 기업인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보잉 등이 입주했으며 올해 미국 MIT가 혁신 공과대학인 스콜테크(Skoltech)를 개교하는 등 급속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첫 사업은 모스크바 스콜코보 메디클러스터에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것이다. 러시아 현지에서 선진 의료수요가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히는 암·심장·관절질환 및 재활치료분야를 중심으로 병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교육, 연구 등을 할 수 있는 단지도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 병원설계와 제약·의료기기·의료정보 기업 등이 동반 진출하면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 프로젝트의 시작은 지난 2013년 개설돼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분당서울대병원 글로벌 아카데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 때 연수를 마치고 복귀한 모스크바 의사들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경험한 선진 의료시스템과 의료 IT, 혁신적 경영시스템을 현지에 소개한 것이 모스크바 시 당국과 현지 기업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영향력 있는 의료인을 교육해 지한파로 육성하고 이들을 통해 현지 의료의 발전을 먼저 돕자는 3T 전략(Teach The Teacher)의 성공 사례”라면서  “한국의 멘토와 러시아의 멘티가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의 효과를 강화한 것도 이번 성공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