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수술을 받은 후 생존할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골라내는 예측모델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4기 전이성 유방암은 다른 장기로 암이 퍼져 완치가 어려운 유방암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 중 전이성 유방암으로 최초 진단을 받은 여성은 5% 미만이지만 5년 후 생존율은 34%로 낮아 생존율 향상을 위한 치료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서 이번 예측모델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채병주·유태경(유방외과) 교수팀은 진단 당시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수술 후 장기 생존을 할 수 있는 환자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199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유방암학회의 유방암등록사업에 등록된 환자 2232명을 조사한 결과이 같은 모델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전이성 유방암 전체 환자의 3년 생존률은 56.4%였다. 절반을 조금 넘는 환자가 3년 정도 산다는 뜻이다.  같은 병기의 환자 99명이 있고   생존 기간을 1등부터 99등까지 나열했을 때 50등에 해당하는 환자가 생존한 기간(중앙 생존기간)은 44개월이었다.

3년 생존율은 1990년대 38.7%, 2000~2004년 50.5%, 2005~2009년 57.3%, 2010~2014년 70.1%로 24년간 우리나라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전체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조사 대상 전체환자 중 유방과 겨드랑이 수술을 받은 환자는 1541명(69%),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가 588명(26.3%), 부분 수술을 받은 환자는 103명(4.6%)이었다. 유방과 겨드랑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3년 생존율은 62.6%였고, 중앙생존기간은 53개월로, 수술을 받지 않은 그룹의 31개월보다 길었다.

진단 시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유방과 겨드랑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예후 인자를 분석한 결과, 유방 종괴(덩어리)크기, 암세포의 분화도, 암세포의 림프·혈관 침범 여부, 암세포의 호르몬 수용체 여부, 종양세포 증식지표인 Ki-67, 종양표지자 수치가 예후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예후 인자로 위험률을 계산해 수술 받은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점수 모델을 개발했다. 예측 생존 점수를 0점에서 10점으로 정한 뒤 점수에 따라 환자를 4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위험률 점수가 0~3점으로 제일 낮은 그룹의 3년 생존율이 87.3%로 가장 높았으며, 전체 환자의 3년 생존율(56.4%)보다 30.9%포인트  더 높았다.

또 전이성 유방암이라도 유방과 액와부 부위의 수술을 할 경우, 수술을 하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이 높다는 여러 연구가 있었다.

유태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의 효과로 생존율이 증가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장기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이 결국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수술을 하려면 항암치료를 멈추고 하기 때문에 장기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정확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병주 교수는 “일반 유방암 보다 생존율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최적화 된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적극적인 유방 및 액와부 수술치료를 고려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