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이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해서 말해봅시다”라는 멘트로 인도 경제 관련 인터뷰를 시작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필자의 고민은 이런 멘트에 대한 반응부터 시작된다. 이를 듣고도 그냥 지나치자 이후 전개되는 내용이 이와는 크게 상충된다. ‘아니 언제 그렇게 커졌단 말인가요?’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면 인터뷰 기자의 관심 소홀이다. 강조하지만, 인도는 떠오른 ‘Arose’ 시장이며 크게 솟구치고 있다.

국제 경제조사 기구가 발표 시점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이를 분석하면 공통적인 현재와 미래의 인도 경제규모가 뚜렷하게 예측된다. 2010년엔 구매력 기준 GDP총액으로 1위가 미국이었고 다음이 중국, 일본 그리고 인도였다. 단순히 이를 두고 보아도 인도 경제는 이제야 만들어지고 있는 ‘이머징’ 국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2020년 추정엔 드디어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1위에 오르고 미국이 2위 그리고 인도가 여전히 3위이다. 2020년 전망을 넘어 2030년 전망을 두고 보아도 세계경제대국의 순위엔 변화가 없다. 중국이 부동의 1위 그리고 미국과 인도가 2,3위를 차지해 순위변화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도가 여전히 3위에 올랐다는 것에만 있지 않다. 구매력 GDP(PPP)의 총량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미국의 PPP가 2020년과 2030년, 10년 사이에 2020년 대비 약 25%의 증가에 그쳤지만 인도는 160% 증가해 순위에는 여전히 2,3위이지만 총량 규모에선 그 차이가 불과 몇 %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미국 경제 규모와 인도의 규모가 동급 수준이라고 한다. 반올림한다면 동급 G2, 인도이다.

지금도 인도 경제와 시장의 정도는 충분히 세계 경제 상위 수준인데 이것이 가까운 장래엔 중국에 이어서 미국에 필적할 수준에 이른다는 것은 유수 세계 경제조사 분석기구들 간에 하등의 이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인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떠오르는’ 정도로 여기고 있다. 이런 오판으로 인해 기업의 경제경영연구소에도 변변한 인도 지역 연구가 없다. 한국 굴지의 두뇌집단이라고 손꼽는 삼성경제연구소 내에서도 누구 하나 인도 전문가라고 내세울 인원이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가 행정에서도 지역전문가에 대한 관심 부족은 예외가 아니다. 외교부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어느 중견 공무원 이상에서 인도를 지속 관장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우리의 인도는 이미 벽화 속의 과거 인도이다. 출처=김응기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했다고 한다. 지난 6월에는 전년 대비 월 매출이 62%나 떨어졌다니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물론 사드배치에 따른 영향이겠지만 차제(此際)에 중국 시장 리스크 관리 방안에서 대체시장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인데 이에는 마땅히 인도 시장을 필적할 곳이 없다는 자명한 사실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소재한 현지 연구소에 인도 시장에 불을 지필 확실한 로컬 아이템을 개발하라고 연일 특명이 하달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닦달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는가? R&D에서든 마케팅이든 평소에 꾸준히 이어지는 지역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현실이다.

필자는 지난 1년 동안 인도 경제에 대해 격주 칼럼으로 이야기해왔다.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느낄 순 없지만 만 1년 칼럼을 이어온 지금 독자들에게 다시금 당부하는 것은, 경제인도에 대한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정부의 관심과 대비는 어제 했어야 할 일이지만 이를 놓쳤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그나마 오늘이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 경제인도는 우리 경제에 피할 수 없는 존재, ‘Inevitable India’이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BIZ in인도’ 칼럼을 통해 우리에게 당면한 ‘경제인도’와의 비즈니스 시사를 이야기해왔다. 인도를 알던 이에게 더욱 깊이를, 새삼 인도를 대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주었으면 한다, 독자 제현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