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온스당 1351.20달러로 마감했다. 전날에 0.4%(90센트) 올랐다. 장중 한때 136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6달러 정도 밀린 채 장을 마친 것이다. 그래도 금값은 지난주에 1.6% 올랐고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팔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금값 온스당 1400달러 돌파 동력은 충분

미국의 국가부채, 급증하는 적자, 대북 군사충돌에 따른 군비지출 증대 등이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할 요소다. 금광 탐사 업체 전문 골드사특트레이더스닷컴의 젭 핸드웨저 편집장 마켓워치에 한 말이다.

핸드웨저는 “1400달러에서 아직 멀리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수치는 지난 몇 년간 목격하지 못한 금값의 새로운 상향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달러 약세와 지정학 긴장 고조다. 달러는 봇물이 터졌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지난 8일 91.33으로 0.23% 하락했다. 이 지수로 측정한 달러가치는 올 들어 10.8% 하락했다.

금값은 2013년 이후 1400달러 고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013년 최고가는 온스당 1687달러였다. 1400고지만 넘으면 금보다 주식의 뛰어난 실적이 역전돼 시장은 주식보다 금과 상품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핸드웨저는 내다봤다. 금은 지난해 8.6% 올랐지만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은 9.5% 올랐다. 그렇지만 올 들어서 금은 17% 올라 약 10% 오른 S&P500를 앞서고 있다.

8일 금 가격은 올해 1월4일(1162달러) 가격에 비하면 온스당 무려 189.2달러나 오른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더 오를 여지는 충분히 있다. 왜일까?

한반도 블랙스완 금값 날개 달까?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올 수 있겠다.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달러와 정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증시가 죽을 쑤는 경우도 마찬 가지다. 지금이야 주식시장은 트럼프를 굳건히 믿는 터라 주가가 오르고 달러는 약세다. 반대의 일이 벌어지면 금값은 오를 것이다.

마켓워치는 한반도와 중동에서 ‘블액스완’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흰 백조 사이에 검은 백조가 드물 듯 블랙스완은 전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국과 일본, 한국에 대한 공격은 엄청난 군사대응,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마켓워치가 걱정한 ‘검은백조’는 한반도에서 일어날 군사충돌일 수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로 미국은 물론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B-1B, F-35, 이지스함과 전략잠수함 등 화력을 집중시키면서 한국과 일본의 대북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있어 군사충돌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금시장 정보 제공업체인 골드식닷컴의 피터스피나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는 마켓워치에 “북한과 전쟁을 한다면 엄청난 안전자산 수요와 전 세계에 불확실성을 촉발시키며 이것만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과 같은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기로 한다면 이는 경제적으로 매우 심각하며, 진짜 충격이될 것”이라면서 “이는 가능성이 없는 조치지만 앞으로 몇 달동안 금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는 점차 증가하는 불확실성 중 일부”라고 덧붙였다.

금값 랠리 견인차, 김정은? 트럼프?

그렇다면 불안을 가중시켜 안전자산인 금을 찾도록 하는 진짜 주인공은 김정은인가? 아니면 불안을 해소해서 안정을 찾아야 할 책무를 못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일까? 답은 트럼프다. 대다수의 분석과 정반대인 이 말은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미국의 CNBC방송이 지난 5일 전한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투자자서한에서 금값 랠리를 견인하는 것은 북한의 긴장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불확실성이 점차 가시면 금값에 하락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금값 상승의 일부는 북한의 수소탄 시험 성공 주장과 우연히 일치한다고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골드만삭스는 금값 랠리는 북한의 긴장과 관계가 없다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것은 금값이 100달러 오를 때 15달러만 설명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럴 듯하다. 그다음의 진단은 더 설득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몇 달 동안 펼쳐진 워싱턴의 일련의 사건과 뒤 이은 달러 약세는 더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 때문에 금값 랠리는 지속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한 방 더 먹였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지지율이 워싱턴 리스크를 측정할 좋은 대용물이라고 지적했다. 그게 금리와 금값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금값 상승의 85%를 설명한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결론이다.

골드만삭스는 북한과의 긴장이 배제되면 연말에는 금값은 온스당 1250달러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한반도의 상황은 금값을 별로 많이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과연 김정은이 이말을 믿고 따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