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철수를 공식 선언한 이마트가 매장 5곳을 태국 최대 재벌인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매각이 성사되면 1997년 2월 중국에 첫 점포를 낸 이마트는 20년 만에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이마트는 이에 따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은 지속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8일 이코노믹리뷰에 "올해 안에 중국 사업을 접는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CP그룹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CP그룹은 동남아시아 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통신, 미디어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매출액 55조원(2015년 기준) 규모의 회사다. CP그룹은 현재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하고 있어, 매각이 결정된 이마트 매장은 로터스 간판을 달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은 계속된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이마트의 최근 4년간 누적 적자액은 1500억원에 이른다.  이마트 중국 법인은 2011년 한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2014년 440억원, 2015년 350억원, 지난해 2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 현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적자가 났다"고 전했다.

더욱이 올해 본격 시작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내 사업이 더욱 어려워져 위기가 겹치자 철수 결정을 내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미 지난 5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중국에서 이마트를 완전히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업계는  7일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가 결정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내 사업 부진으로 중국에서 철수할 기업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자동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합자관계를 끝내려고 한다고 보도해 현대차의 중국 철수설이 나돌고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중국 본부 주도로 매각과 폐점 절차를 밟고 있으며, 연내에 정리가 될 것”이라며 “중국 사업은 철수하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현재 베트남과 몽골에 진출해있으며, 향후 베트남을 주축으로 라오스, 캄보디아까지 진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