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의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유탄을 아시아가 맞고 있다. 

아시아행 액화석유가스(LPG)의 90%가 멕시코만의 항구에서 선적되는데 하비가 몰고 온 폭우로 생산이 줄고 선적이 지연되면서 미국산 LPG는 물론 중동산도 가격이 치솟고 있다.  수입 LPG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약 한 달이 걸리는 만큼 10월이면 소비자 가격이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 아시아 LPG 선물가격 추이. 검은색이 현재가격, 붉은색은 지난주 가격. 출처=블룸버그통신

 

시장조사 회사 IHS마킷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은 지난해 총 5300만t의 LPG를 생산했는데 66%는 중동산, 22%는 미국산이었다.  미국은 올해 총 2800만t의 프로판과 부탄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그 중 절반이 한국과 일본, 중국에 수출된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LPG공급업체인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 타가 리소시즈, 필립스 66이 운용하는 해상 수출 터미널이 휴스턴 쉽채널, 보몬트항과 프리포트항이 폐쇄되면서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멕시코만의 주요 항만이 폐쇄되면서 최소 30만t의 아시아행 LPG의 선적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15척의 운반선에 대한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하비가 텍사스주를 강타한 25일 이후 미국은 단 한 척의 LPG운반선을 멕시코만에서 아시아로 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엔터프라이즈와 타가는 석유를 분별해 프로판이나 부탄으로 만드는 작업을 중단시켰다. 이 때문에 LPG 가스 가격이 예민하게 반응해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 프로판 9월물은 10월 가격에 비해 1t당 8.50달러의 프리미엄을 얹고 거래됐다.이는 일주일전인 22일 1달러 t당 1달러 할인된 가격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가격 상승이다.

중동산도 올랐다. 사우디아람코는 지난달 28일 프로판 9월 물 가격을 1t당 480달러, 부탄은 500달러로 정했다, 이는 7월물에 비해 각각 40달러와 60달러 인상된 것이며 3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고다.

미국 내 LPG재고가 어느 정도 있는 탓에 당장 수급불안은 생기지 않겠지만 휴스턴항과 프리포트 항만 당국은 언제 해운을 재개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 머지 않아 수급불안이 생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아스토모스에너지 한국의 SK가스, 중국의 오리엔탈에너지 등 주요 수입업체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LPG가격은 국내 유통기간을 감안, 약 한 달간의 유예기간이 지나 국내 LPG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10월 국내 LPG가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아람코사가 통보한 국제 LPG 가격을 기반으로 환율과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