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오후> 최영미 지음, 해냄출판사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시대를 관통하는 담론을 형성시킨 시인 최영미. 등단 25주년이 된 시인이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물지으며 읽었던 ‘세계의 명시’들을 책으로 엮었다. 총 3부, 3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서고금의 명시 중 시인이 아끼며 읽었던 작품을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개성 있는 목소리로 번역하고 해설해 원문까지 함께 실었다.

독자의 이해와 감상을 위해 시어의 의미와 배치, 구조와 운율을 분석하는 등 시의 이해를 높여주려 애썼다. 각 행이 똑같은 음으로 끝나는 도로시 파커의 ‘베테랑’, 그리고 ‘Abab’의 각운을 맞추기 위해 문장을 도치시켜 번역이 까다로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등을 분석한 해설은 독자와 시의 거리를 한결 가깝게 한다. 여기에 시인의 생애와 작품에 얽힌 일화가 더해져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시는 가장 짧은 문자 예술. 우리의 가슴속 허전한 곳을 건드리는 노래. 가볍게 날아다니다가도 심오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라는 시인의 말처럼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명시다. 이 책의 부제는 ‘시인 최영미,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