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모태펀드 운용체계. 사진=한국벤처투자 제공

정부가 올 하반기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한국모태펀드’에 약 83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자금 배정 할당량을 높이면서 벤처캐피털 역시 운용사로 참가하기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중소기업 유관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 8000억원을 포함해 총 8300억원을 한국모태펀드에 배정하고 올 하반기에 모태펀드에서 지원할 벤처캐피탈사와 사업선정에 대한 심사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모태펀드는 중소벤처기업부 등 10개 부처와 기관이 조성한 벤처 투자 국가 예산을 펀드 형태로 모두 합친 것이다. 중소기업부 소속인 한국벤처투자는 사업 부문별로 민간 벤처캐피탈사를 선정, 자금 운용을 맡기는 형태로 한국모태펀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에 정부가 배치한 한국모태펀드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가장 높은 예산 배정을 기록했던 지난 2009년(4380억원)에 비해 약 두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출자분야별로 보면 청년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창업펀드'에 3300억원의 모태펀드, 재창업에 도전하는 기업인들을 위한 재기지원펀드에 2500억원,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기술력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 펀드'에 2500억원을 출자한다. 이밖에 지방기업펀드와 지식재산권펀드에 각각 200억원을 출자한다.

한편 모태펀드 운용사로 선정 받은 벤처캐피탈 업체는 정부 자금을 지원받은 뒤 민간 자금을 추가 조달해 펀드를 조성한다. 이후 펀드 자금을 7~8년간 운용하며 수익의 일부를 정부와 나누는 방식으로 이익을 보는 구조다.

역대 최대규모의 한국모태펀드가 조성됨에 따라 여러 벤처캐피털 업체들은 운용사로 선정되기 위한 유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에 다르면 지난 17일 마감한 ‘한국모태펀드 2017년 3차 정시 및 8월 수시 출자사업 접수’ 결과 총 101개 조합 운용사(중복 제외)가 도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자 계획 규모는 약 3조1451억원에 달했다.

한국벤처투자는 오는 9월 말까지 모태펀드를 운용할 벤처캐피탈사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 40여일 후까진 업체 심사와 선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최대한 빠르게 심사 결과를 발표해야 올해 말까지 펀드 조성을 끝내고 추경 예산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벤처캐피탈 업계에선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밴처캐피털의 한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모태펀드다 보니 신청 업체 수와 더불어 예산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정부가 이를 전부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털 선정을 맡은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현재 밴처캐피털 심사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예산 규모를 커버하기 위해 다른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총 3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 심사팀을 구성,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순환보직이기 때문에 기존의 심사 경험자들이 많다”면서 “지난 12년간 심사 경험을 토대로 오점이 남지 않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