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과 26일 서해와 동해에서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은 25일에는 백령도와 연평도를 점령하기 위한 훈련을 벌였고 26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을 겨냥한 도발은 자제하는대신 우리를 겨냥한 저강도 도발을 감행해 한반도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점령하고 핵무기로 반격을 저지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북한군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 가상훈련 모습. 출처=조선중앙통신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저강도 대남 도발 지속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오늘 오전 6시49분쯤 북한이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방향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를 250㎞로 추정했다.

깃대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장이 있는 곳이다. 북한은 이 시험장에서 스커드과 노동급 미사일, 대포동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총 세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데이브 벤험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발사한 첫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은 비행에 실패했고, 두 번째 미사일은 거의 즉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오전 6시 49분 첫 번째 미사일을 시작으로 7시 7분과 7시 19분 각각 두 번째 세 번째 미사일을 30분에 걸쳐 발사했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을 사거리 300km인 스커드-B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청와대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로 추정하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이 오늘 발사한 불상의 발사체는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계속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발사 직후 250km 3발에 개인적으로는 4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면서 “스커드B의 운용숙달 훈련, 기존 KN-01(지대함유도), KN-02(고체지대지),KN-09(300mm)의 사거리 연장을 위한 성능개량일 가능성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 일단 단토미사일이라고 하니 지대함유도미사일인 KN-01은 제외하고 세 가지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 태평양사의 평가처럼 3발 모두 실패라면 스커드B일 가능성은 후순위다”면서 “스커드 B의 경우 이미 상당히 오래전 실전배치되어 운용되어온 신뢰성 있는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3발 모두 실패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형인 KN-02과 KN-09(300mm)의 경우 북한이 지속해서 사거리를 연장하는 성능개량작업을 하고 있어 버전업이 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현재까지 두 가지 모두 200km 내외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를 250km로 연장하는 성능개량 차원의 발사라고 본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KN-09의 경우 지난해 3월 21일 함흥에서 6발이나 동시 발사해 200km를 비행했고 29일에는 양강도 내륙으로까지 발사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가 KN-09의 사거리를 연장하기 위한 발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말했다.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전략적 수준의 미사일 도발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쏜 것은 주목할 점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 UFG 연습에 대응해 무력시위를 하되 중·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낮추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 가상훈련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이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선군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주석이 1960년 8월 25일 함께 군 부대를 시찰하고 선군 정치를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북한의 국가 명절이자 무력 도발이 자주 일어나는 날이다.이날 훈련은 유사시 비행대와 포병, 특수작전부대들을 동원해 우리 백령도와 연평도를 타격, 점령하는 북한의 전략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예사로 볼 일은 아니다. 군사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이 한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제 1차 목표지로 서해 5도를 꼽아왔다. 북한의 옹진반도보다 더 북쪽에 있는 서해 5도는 북한의 서해진출을 봉쇄하는 전략거점이다.

북한 관영 매체 보도 내용을 보면 북한이 육해공 합동작전을 벌여 우리의 서북도서를 점령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앙통신은 '대상물 타격경기' 훈련에 대해 "선군절을 맞으며 조직된 이번 대상물 타격경기는 비행대와 포병, 특수작전부대들의 긴밀한 협동 밑에 백령도와 대연평도를 점령하기 위한 작전계획의 현실성을 확정하며 일단 유사시 그 어떤 작전임무도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준비된 특수작전군의 필승불패의 위력을 남김없이 시위하는 데 목적을 뒀다"면서 "대상물 타격경기는 강력한 비행대, 포병화력타격에 이어 수상, 수중, 공중으로 침투한 전투원들이 대상물들을 습격,파괴하며 백령도,대연평도를 가상한 섬들을 단숨에 점령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백령도에서 50여㎞ 떨어진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완공했다. 이곳에 북한은 170척의 공기부양정을 배치해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은 저공비행 병력수송기 AN-2기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 북한군은 이런 장비를 이용해 고속 입체작전 훈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남한 공산화 야욕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인민군대에서는 그 어느 나라 군대도 가질 수 없는 우리 혁명무력의 고유한 사상정신적 특질을 굳건히 고수해야 하며 오직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인민군대가 도달해야 할 군건설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투쟁에로 장병들을 적극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밝혔다.

군, 서부도서 3천 무기체계로 사수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관련 동향을 추적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군은 제2연평해전 이후 서북도서에 차기 다연장로켓 천무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단거리 지대동 미사일 천마를 배치했다. 서북도서 사수 병력도 5000명 이상으로 증원했다.

천궁은 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르고 1개 발사대당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하나의 발사대에서 수초 간의 짧은 간격으로 단발, 연발 사격을 할 수 있다. 사거리가 80여㎞에 이르는 천무는 정밀타격할 수 있는 사격통제장치가 있는 발사관은 239㎜ 유도탄과 227㎜ 무유도탄, 130㎜ 무유도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227㎜ 무유도탄 1기에는 900여 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축구장 3배 면적을 단숨에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천무로 원점과 그 지원세력을 무력화하고 서북도서와 북방한계선(NLL)로 근접하는 북한 항공기를 천궁과 천마로 제압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북한이 해안포 격파를 위해 스파이크미사일을 배치했으며, 북한의 서북도서 기습침투 수단인 공기부양정을 격파하기 위해 2.75인치(70mm) 유도로켓을 내년에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