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슬레

시련을 딛고

그러나 이 세계 최대의 식품 회사는 여러 차례의 식품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1976년, 개도국에서의 네슬레 유아식 광고가 어린이의 높은 사망률을 언급했다. 사람들은 네슬레가 깨끗한 식수 시설이나 냉장 시설이 없는 개도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네슬레 제품이 모유수유의 대안이라고 광고했다며 거센 비판을 가했다. 7년에 걸친 네슬레 제품 불매 운동은 네슬레가 유아식에 관한 세계 보건 기구(WTO)의 준칙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바꾸기로 동의하면서 일단락됐다.

1998년 유니세프(Unicef)의 보고서가 밀매업자들이 말리와 부르키나 파소의 어린이들을 데려와 세계 제1의 코코아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 공화국에서 강제 노동 시켰다고 폭로했다. 농부들은 이렇게 해서 생산한 코코아를 세계에서 가장 큰 초콜릿 제조업체(네슬레)에 판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이 되었다. 나중에 뉴욕 타임스는 1만 5천 명의 어린이들이 코트디부아르 코코아 농장에서 노예처럼 노동했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2007년에 캐나다가 초콜릿 업계의 가격 답합을 조사했을 때, 네슬레 캐나다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900만 달러에 달하는 이 집단 소송을 마무리 했다.

2008년에 홍콩 정부는 중국산 우유로 만든 제품에 독성 물질인 멜라닌이 함유되었음을 발견했다. 이 사건으로 5만명의 어린이가 병이 났고, 최소한 4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글로벌 리콜이 이루어졌다.

2015년에도 네슬레는 해산물 산업에서 팽배하고 있는 노동 및 인권 남용설에 연루됐다. 태국에서 해산물을 사들이는 회사들에서 고질적인 인권 남용이 자행되고 있다고 언론들이 폭로한 것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한 버마 노동자가 나와 “그물이 너무 무거워 일군들이 바다에 빠져 사라지는게 부지기수였다. 배에서 누군가가 죽으면 그대로 바다에 버려졌다.”고 말했다. 타임지는 이들을 “바다의 노예”라고 지칭했다.

지난 5월에도 타임지는 네슬레가 미시간주의 회사 소유 샘에서 년간 1억 3천만 갤론의 물을 퍼가면서 매년 200달러의 허용료 외에 단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시간주 수자원 보호 시민단(Michigan Citizens for Water Conservation)의 제프 오스타호위스키 부대표는 “네슬레가 공짜로 물을 퍼다가 팔고 있다.”며 격노했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샘을 찾아 구멍을 뚫고 물을 퍼 간다고 해도 돈을 내지 않는다.

▲ 출처= 네슬레

가장 최근의 사건으로는 지난 18일, 미국 소비자들이 네슬레의 폴란드 스프링 워터(Poland Spring Water)가 미국 북부 메인 주의 천연 샘에서 나온 100% 천연 광천수라고 속이고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며 코네티컷 주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집단소송에는 뉴저지, 뉴욕,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주 등의 소비자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네슬레의 폴란드 스프링 워터가 메인주에 있는 8개의 천연 광천수에서 생산한 생수가 그저 물이 풍부한 평원이나 계곡에서 천공한, 지표면 아래 수 피트 이내의 지하에서 끌어올린 생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변화에 대한 압박

최근 몇 년 동안 네슬레의 성장 화두는 ‘부엌을 넘어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네슬레는 전 세계에 걸쳐 2000개가 넘는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네슬레는 지역마다 달라진 식품 기호의 변화에 대응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식품을 찾는 경향을 보이면서 초콜릿 사업에 경고등이 들어 온 상태다. 이달 들어 네슬레는 미국의 캔디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는 이 정도 변화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억만 장자 헤지 펀드인 다니엘 S. 러브는 네슬레에게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지분을 팔고 꼭 필요하지 않은 조직은 처분하라고 촉구했다. 식품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몰리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전통적인 식품 기업들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네슬레는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하는 유기농 식품과 밀킷(meal kit, 최근 등장한 식재료 배송 사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1989년에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오커 CEO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느 한 나라의 생활 방식을 취해 그것은 전 세계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다른 사람을 위성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지요. 전 세계적으로 좋아하는 맛이 다르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