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크리에티터 시장이 확대되며 MCN 사업자가 등장하고, 이들과 플랫폼 사업자의 공존방식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벌어지는 고민의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유라야 놀자’ 채널로 키즈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에디트 홀릭을 만났다.

▲ 김은반 PD(좌), 크리에이터 유라(우).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유라야 놀자, 뭔가 다르다 했더니...
유라야 놀자는 구독자 21만명을 기록하고 있는 키즈 크리에이터 채널이다. 3세부터 5세의 유아는 물론 초등학교 저연령을 대상으로 삼으며 업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구독자 수나 영향력으로 보면 초대형 크리에이터에 미치지 못하지만, 유라야 놀자에는 전체 MCN 시장이 집중할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MCN 업체 에디트 홀릭은 김은반 PD가 대표이자 창업자다. 장기간 독립 프로덕션에서 내공을 쌓은 김은반 PD는 결혼 후 자신의 아이가 유튜브 채널에 흥미를 가지는 것에 착안, 키즈 크리에이터 MCN을 기획했다고 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 2015년 사실상 사업을 시작했고 대표작인 ‘유라야 놀자’는 2016년 2월 유튜브에 첫 업로드 됐다. 에디트 홀릭은 유라야 놀자 외에도 토이롤, 런컬러스TV 등도 운영하고 있다.

김은반 PD는 MCN, 특히 유아 크리에이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그는 “MCN 시장에 대해 조망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지만, 이제 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는 사라지고 말 그대로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김은반 PD는 “개인이 취미생활을 영상으로 촬영해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열리고 MCN까지 왔지만, 이제 개인이 영상을 제작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철저한 분업화와 협력으로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MCN 업계의 핵심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 유라야 놀자 일부. 출처=캡처

김은반 PD의 주장은 현재 MCN 업계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MCN의 존재자체가 크리에이터의 제작을 지원하는 일종의 연예기획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유튜브 등 대부분의 미디어 플랫폼들은 개인이 촬영한 조악한 콘텐츠보다 고품질 콘텐츠의 가치를 더욱 우대한다. 물론 어떤 기획이냐에 따라 저품질의 콘텐츠가 큰 호응을 얻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대세는 콘텐츠의 질에 있다는 것이 김은반 PD의 주장이며, 결국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 이유로 유라야 놀자 크리에이터인 유라가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학사과정을 수료했고 최근 대학원 졸업까지 앞두고 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6년 1월 팀에 합류한 유라는 본격적인 크리에이터 시절을 보내기 전 실제 유아교육현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유라는 “19세부터 모델로 활동하며 방송을 경험했고 유아교육학을 전공하며 평생 이 일을 하고 싶었다”며 “자연스럽게 방송과 유아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유라야 놀자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고품질의 콘텐츠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유라와 같이 방송은 물론 실제 유아교육 전문가가 크리에이터로 합류한 것은 에디터 홀릭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 유라는 “교육현장에 있을 때는 재미있고 상황에 맞는 상호작용을 하며 아이들과 어울렸지만 솔직히 방송은 어렵다”면서도 “키즈 채널이라고 마냥 재미있고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실제 유아교육현장에서 익혔던 교육적인 부분도 녹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양날의 칼이다. 사실 유아 크리에이터의 경우 대부분 연극영화 관련 전공자가 많으며, 그들은 화려하고 퍼포먼스가 강하다. 당연히 아이들이 '재미있게 채널'을 시청하게 만든다. 하지만 유라야 놀자는 다소 차분한 유라의 목소리와 콘텐츠 사이사이에 교육적인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김은반 PD와 유라는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자극적이지 않아도, 강렬하지 않아도 은은한 재미와 유아교육에 입각한 정교한 콘텐츠, 나아가 많은 공을 들여 제작하는 시스템을 통해 그들이 지향하는 ‘고품질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유라는 제작 과정에 적극 참여, 유아교육 전문가의 능력을 가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라는 “종종 키즈 채널에서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유아정서에 나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보인다”며 “치밀한 검수를 통해 재미있고 교육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아이들이 자극적인 내용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최근 유라야 놀자 채널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청 지속도가 계속 길어지고 있으며 팬들의 반향도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팬도 많다. 서울에 있는 유라를 보기 위해 군산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상경한 부모가 있는가 하면, 유라에게 꽃다발 선물을 하기 위해 애지중지하던 돼지 저금통을 깨고 꽃다발을 선물한 아이도 있었다. 지금도 그 꽃다발은 유라의 집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다.   

▲ 유라야 놀자 콘텐츠 일부. 다른 키즈 콘텐츠와 달리 유독 특수효과, 인서트 샷 등이 다채롭게 포진했다. 출처=캡처

다양한 개성은 하나의 그릇에 담길 수 없다
키즈 크리에이터 현업에서 일하는 상황에서 에디터 홀릭은 MCN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고품질의 콘텐츠를 지향하는 것 외 다른 전략은 없을까? 김은반 PD는 초대형 MCN이 아닌 중형 MCN의 입장에서 일종의 “느슨한 연대”를 말했다.

그는 “대형 MCN이 등장하며 크리에이터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하는 정책은 고무적이지만, 사실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크리에이터의 개성”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대형 MCN에 소속된 크리에이터 전원이 체계적인 지원을 받고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크리에이터의 스펙트럼이 넓어질수록, 시장이 커질수록 일종의 느슨한 MCN 연대가 대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1인 크리에이터 혼자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없는 상황에서 MCN의 역할은 필수적이지만, 각각의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능력을 더욱 확실하게 구현하려면 느슨한 MCN 연대가 시너지와 콜라보를 일으키는데 유리하다는 뜻이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특화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은반 PD는 “냉정하게 말해 국내 MCN 업체 중 IP 사업 등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은 없다고 본다”며 “일단은 콘텐츠, 또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할 시기다”고 강조했다. 다만 “MCN의 미래는 비즈니스 모델의 확립에 있다는 대전제는 동의하며,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대세 중 하나인 커머스와 MCN의 결합에 대해서는 “MCN의 특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고 본다”며 “가장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MCN이 게임이냐, 유아냐, 기업 상품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접근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 MCN들은 이 부분을 명확하게 간파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은반 PD는 “MCN은 기존 방송 포맷이 모바일로 옮겨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에 충실해 콘텐츠부터 바닥을 다지고 글로벌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는 한편, MCN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플랫폼 다각화 현상에 따른 MCN의 치밀한 전략도 필요하다는 전제가 깔린다.

▲ 유라야 놀자 일부. 출처=캡처

유라는 “평생 유아교육을 할 생각이며, 화려한 방송을 하지는 못해도 재미와 유익함이 공존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플랫폼의 연령별 특화 정책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