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살충제 계란 사태를 지켜보며,

분노를 갖게 되는 한편으로,섬찟한 생각도 듭니다.

고작 한 뼘 크기의 움직일 수 없는 공간에

생명체인 닭을 키우는데,

거기에 요즘 날은 얼마나 더웠던지요?

진드기가 90프로 이상 생겼고,

그 진드기를 죽이려 축축할 정도로 살충제를 뿌리거나

사료에 넣어서 주었답니다.

그 소독을 받고 나면 진드기는 차치하고,

닭들이 과연 온전한 정신였을까를

생각하면 아득해집니다.

 

여기에 대안으로 방송에서 소개된

어느 동물 복지 농장의 사례를 얘기해봅니다.

우선 1평방 미터에 9마리 이하를 사육하는 규정을 지킵니다.

이정도 공간이면 공장식(?) 닭이 차지하는 공간의 5배가 됩니다.

여기에 닭의 습성을 고려,횃대와 알 낳는 상자를 마련했답니다.

또 바닥에 왕겨를 깔아 진드기를 자연스레 없애는 모래 목욕과 같은

효과를 내게 했고, 닭들이 서로 부리로 털 손질을 해 줌으로

살충제를 뿌릴 일을 없게 하는거죠.

이번 문제가 된 친환경 농장의 계란들이

일반 계란 대비 40프로가 비싼데도 별무 소용이 없었음이

많은 사람들을 더 화나게 하는데,

모든 닭을 동물 복지농장으로 옮긴다면,

과연 우리는 이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을까요?

 

우리 시대의 소로로 평가받는 세계적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쓴 책 ‘홀로 숲으로 가다’를 요즘 읽고 있습니다.

거기에 20세기초 미국 메인주의 시골 애덤스 힐 농장을

묘사한 대목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들은 양과 소도 길렀다.(중략)

달걀도 팔았으나 닭장은 없었다.

암탉은 헛간 외에도 아무 데나 둥지를 틀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알을 찾아야 했다‘

우리 어린 시절 시골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당연으로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걸까요?

8월 무더위가 가을 과실을 익어가게 하듯이

우리도 여러 면에서 조금씩 더 익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