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기업회생절차(美 파산법 챕터11)에 들어간 자동차 에어백 회사 다카타 홀딩스가 에어백 피해자들과 자동차 소유자들의 빗발치는 소송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미 연방 파산 법원은 17일  "다카타와 자동차 제조사들이 불량 에어백으로 다친 피해자와 수백 명의 자동차 소유자의 소송에 대해 즉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한 것으로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브랜던 샤넌(Brendan Shannon) 연방파산법원 판사는 "혼다, 토요타, 폴크스바겐을 포함한 부품 회사와 자동차 회사는 다카타가 회생절차에서 회생계획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과의 소송을 90일 동안 중지시킨다"고 결정했다.

다카타가 회생 계획을 수립하는 동안 피해자들의 극심한 항의에 시달리자 법원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소송절차를 강제로 중지시킨 것이다. 미연방파산법에 따르면 법원은 회사가 회생절차에서 채무를 조정하는 회생계획안을 수립할 때까지 회사와 관련된 소송을 중단시킬 수 있다.

샤넌 판사는 이어 "다카타가 채무를 조정하고 영업이 가능한 회생계획을 제출하면, 소송중지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것을 고려할 것"라고 말했다. 다카타는 6개월 동안 소송을 중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원근 버지니아주 변호사는 "미국의 개인회생과 파산은 신청과 동시에 소송과 강제집행이 중지되지만, 법인의 회생절차에서는 판사가 별도의 심리를 거쳐 회사와 관련된 소송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믹리뷰>가 입수한 다카타의 '회생신청서'에 따르면, 에어백 리콜로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다카타의 3월 말 기준 부채는 약 3800억엔(약 3조8734억원)에 이른다. 회사가 대납한 리콜 비용을 더하면 1조엔(약 10조191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카타는 지난 6월26일 도쿄 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했다. 동시에 다카타의 미국 자회사인 TK홀딩스도 같은 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닝보조이슨일렉트릭(Ningbo Joyson Electronic)의 자회사인 키세이프티시스템(Key Safety Systems)은 다카타가 기업회생 신청을 한 날  '스폰서 기업'으로서 다카타와 사업양도 조건으로 자금 조달 계약을 체결하고 약 16억달러에 다카타의 자산과 영업망을 인수하기로 했다. 

'스폰서 기업'은 일본 회생절차에서 기업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법인이나 개인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기업은 기업회생절차에서 자금을 지원받으려 할때 회생자본지원금(DIP 파이낸싱)이나 인수, 합병절차를 이용한다.

회생절차가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카타를 향한 피해보상 소송이 미국의 다른 주에서 별도로 진행된다면, 이 소송결과에 따라 다카타의 회생계획안과 스폰서 기업의 인수과정에서 법적 효력을 두고 충돌을 빚을 수 있다.

샤넌 판사는 "일부 피해자들은 플로리다 파산 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수 도 있다"면서 "다카타에 대한 소송은 플로리다 연방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합의안에 동의하면서 개별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재생절차를 밟고 있는 다카타 본사는 현재 채권자들로 부터 채권신고를 받고 있다. 채권신고 기간은 이달 25일까지다.

다카타 그룹이 회생신청에 앞서 밝힌 채무내역은  3월31일 기준 ▲다카타 1826억3300만엔(약 1조9059억원) ▲다카타 큐슈 5507만엔(약 5억7469만원) ▲다카타 서비스 194만엔(약 2000만원) ▲다카타 미국자회사 TK홀딩스 16억4258만9908달러(약 1조8748억원) ▲다카타 자회사 TK파이낸스 1만4516달러(약 1656만원) ▲다카타 자회사 TK차이나 350만8034달러(약 40억407만원) ▲다카타프로텍션시스템(Takata Protection Systems) 6만7267달러(약 7679만원) ▲미국 항공기 보수업체 인테리어스인플라이트(Interiors in Flight) 295만4190달러(약 33억7309만원) ▲다카타 자회사 TK멕시코 법인 91만8064달러(약 10억4806억원) ▲다카타 자회사 TK멕시코 유한회사 2만9970달러(약 3400만원) ▲다카타 홀딩스 멕시코 2872만5708달러(약 327억9326만원) ▲멕시코 섬유 제조업체 인더스트리아멕시코(Industrias Mexico) 67만8059달러(약 7억7420만원) ▲다카타 멕시코 1849만0657달러(약 211억1263억원) ▲멕시코 다카타 부품 서비스 업체 스트레슈멕스(Strosshe-Mex) 4163만6954달러(약 475억4107만원) 등 이다.

다카타의 정확한 채무액은 채권신고가 끝나는 25일 이후 밝혀질 전망이다. 도쿄지방법원은 다카타에 대해 채권신고기간이 끝난 후 10월30일까지 채권을 확정해 11월2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