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플리커

미국 태양광 전지 시장을 놓고 미국 생산업체와 수입업체가 혈전을 치르고 있다. 생산업체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국내 생산 업체 보호를 위해 수입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하자 친환경 단체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연대해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각)  태양광 전지에 대한 보호 무역 조치 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지지자들과 보수적인 자유 무역 정책 단체들과 같은 이질적 성격의 그룹들이 연대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 전지를 생산하는 서니바(Suniva)는 값싼 수입품에 대해 와트당 40센트의 수입 관세를 부과해 달라는 탄원서를 ITC에 제출했으며 ITC는 이번 주에 이에 대한 찬반의견을 청취한다. 이 회사는 외국산 태양광 전지판의 가격이 관세를 포함해 와트당 최소 78센트는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서니바의 매트 카드 영업담당 부사장은 "이런 조치가 없다면 미국의 태양광 전지 회사들은 전멸할 것"이라면서 "미국 회사들은 현재 그들의 가격과는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저가 태양광 전지, 특히 아시아산 제품들의 범람으로 제품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타격을 입은 서니바는 지난 4월 11조 보호 조항 발동을 요구했고 미시간과 조지아에 있는 공장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서니바와 함께 탄원서를 제출한 솔라월드 아메리카(SolarWorld Americas Inc) 등은 관세 부과만이 미국 제조업체를 살릴 수 있으며, 해외 경쟁 업체들도 미국에 공장을 이주해 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솔라월드는  “우리가 중국에 재생 에너지 산업을 몽땅 넘겨주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초 ITC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문을 닫은 태양광 제품 관련 회사들은 30개에 이른다. 이에 미국 태양광 설비 설치업체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저가 아시아산 수입품은  설치업체들에게는 호재였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수입품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태양광 전지판 지붕 설치가 크게 늘어났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통틀어 16명의 상원 의원과 52명의 하원 의원도 이들의 편에 서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ITC에 새 관세를 거부하라는 연판장을 보냈다. 이들은  “새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상승은 모처럼 부는  태양광 시설 붐을 일시에 중단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SEIA의 아비게일 로스 호퍼 회장은 "수입 태양열 전지에 세금을 부과하면, 관련 장비의 가격이 인상되고 재생 에너지 수요가 크게 줄어 전국에서 8만 8000개의 일자리, 즉 미국의 태양광 산업 종사자의 3분의 1이 없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개방을 주장하는 미국 입법교류 평의회(ALEC, American Legislative Exchange Council)와, 헤리티지 재단 같은 보수 단체들도 관세 부과를 저지하려는 SEIA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ALEC의 기술 혁신 센터 사라 헌트 소장은 “정부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몇몇 회사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주주가 홍콩 회사인 서니바와 모회사인 독일 회사가 파산을 신청한 솔라월드 같은 회사들이 자기들의 재정난을 싼값에 태양열 전지를 시장에 공급하는 아시아 회사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SEIA는 지난 5년 동안 연방 보조금이 지급되기 이전에 이미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비용은 거의 70% 가까이 하락했다고 주장한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매사추세츠주까지 확산됐으며, 2016년 미국의 의 주거용 태양광 전력 설비 용량은 7.4 기가와트로 커졌다. 이는 2014년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전력 회사들, 지방 도시, 대기업들이 대규모 태양광 생산 설비를 사막 등지에 설치하는 솔라 팜(Solar Farm)도 크게 늘어났다. 2016년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용량의 72%는 거의 전기 회사급 규모라고 SEIA는 밝혔다.

블룸버그의 신 에너지 금융팀의 휴 브롬니 분석가는 "이런 설비 운영자들의 이윤이 매우 박한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산 태양 전지에 관세를  부과하면 태양광 전기 프로젝트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