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코리아(BAT 코리아)가 오는 13일 히팅 디바이스인 ‘글로(Glo)’와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Dunhill Neostiks)’을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다.

앞서 한국필립모리스가 내놓은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IQOS)’와 전용담배인 ‘히츠(Heets)’가 출시 이후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애를 태우는 가운데, 대항마 격으로 경쟁사가 뛰어들면서 담배시장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BAT 코리아는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글로’ 출시 기념 간담회를 열고, 오는 13일부터 가로수길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약 두달 전, 시장에 먼저 첫 선을 보인 ‘아이코스’의 대항마 격이라 두 경쟁사가 내놓은 제품의 스펙 비교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그렇다면 두 제품의 장단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 아이코스와 히츠. 출처: 필립모리스
▲ 글로와 던힐 네오스틱. 출처: BAT 코리아

*가격

‘글로’가 ‘아이코스’보다 싸다. ‘글로’의 권장 소비자가격은 9만원이며, 할인 쿠폰을 이용하면 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전용담배인 ‘던힐 네오스틱’은 1팩(20개비)당 4300원이다.

‘아이코스’는 권장소비자가격이 12만원, 할인가 9만7000원이다. 전용담배 ‘히츠’의 가격은 4300원으로 ‘던힐 네오스틱’과 같다.

기존에 ‘아이코스’를 구입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싼 가격이 지적된 만큼, 비슷한 기능에 3만원 가량 ‘글로’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는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방법

‘글로’는 연초를 꽂은 후 버튼을 한번 누르고 약 20초의 예열 시간이 지나면 흡연이 가능하다. 사용 시간은 3분 30초이고, 1회 충전으로 20개비 이상을 필 수 있다.

‘아이코스’는 충전용 디바이스가 따로 있다. ‘히츠’를 넣고 전원 버튼을 누르고 10초 정도 지나면 흡연이 가능하다. 1회 사용 시간은 6분 또는 14모금 정도로 ‘글로’에 비해서 길다. 다만 1회 사용 이후 4분 정도 충전이 필요해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담배 가열 방식

기존 담배가 담뱃잎을 불에 태우는 것과 달리 ‘아이코스’와 ‘글로’는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BAT 코리아에 따르면 담뱃잎을 직접 태우지 않기 때문에 냄새가 적고 재가 없으며 유해물질이 기존 담배보다 약 90% 적다.

두 제품의 가열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아이코스’는 히팅 블레이드를 통해 전용담배를 안에서부터 가열해 열이 밖으로 퍼져나가는 방식이다. ‘글로’는 밖을 가열해 열이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식이다.

*그립감

애연가들은 손에 든 담배의 그립감에도 민감한 경우가 많다. 우선 ‘글로’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그립감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실제로 이날 ‘글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는 직접 시연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글로’ 자체를 그대로 들고 담배를 펴야 한다는 점이 아담한 사이즈라 크게 상관이 없어 나쁘지 않다는 의견과 홀더 자체만 들고 사용하면 되는 ‘아이코스’가 낫다는 사람들로 갈렸다. ‘글로’는 본체를 그대로 들고 흡연해야 하고,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의 흡연 방식을 재현할 수 있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소 편의성

‘글로’는 독자 개발한 가열방식으로 사용 후 기기에 재가 전혀 남지 않아 청소 및 관리가 용이하다. 구성품으로 포함되어 있는 전용 솔을 이용해 네오스틱이 들어가는 안쪽을 닦아주면 되는데, 청소 방법이 ‘아이코스’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

‘아이코스’의 경우 청소를 위해 전용 청소솔과 면봉을 구비해야 한다. 면봉을 매번 구매해야 하고 청소 과정이 복잡하다는 의견이 많다.

*판매처 및 물량

‘글로’는 오는 8월 13일부터 가로수길, 8월 말부터는 홍대에 위치한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던힐 네오스틱’은 오는 14일부터 서울 지역 내 GS25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기기는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살 수 있다.

‘아이코스’는 편의점 CU를 시작으로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으며, 서울에서 이제는 부산과 대구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던힐 네오스틱’은 사천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에 현재 필립모리스의 경우 이탈리아 현지 생산으로 현재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ABT 코리아는 공급에 차질이 없게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색상 및 전용담배 구성

‘글로’ 기기 색상은 블랙, 실버, 블루, 핑크, 골드로 전용담배인 ‘던힐 네오스틱’은 ‘브라이트 토바코(Bright Tobacco)’, ‘프레쉬 믹스(Fresh Mix)’, ‘제스트 믹스(Zest Mix)’ 총 3가지 제품으로 출시된다.

‘아이코스’는 화이트와 네이비 색상 2가지이고, 전용담배인 ‘히츠’는 실버(부드러운 맛), 앰버(풍부한 맛), 그린(시원한 맛) 등 3가지 종류다.

유해성·과세 논란...전자담배, 흡연 조장하는 것 아니냐 지적도

BAT 코리아와 필립모리스는 자사의 전자담배 유해물질이 기존 담배보다 최대 90% 적다고 밝혔지만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하기로 결정해, 결과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과세 논란도 있다. 현재 궐련형 담배는 전자담배로 분류돼 일반 연초담배보다 세금이 낮지만 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어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이에 대해 배윤석 BAT코리아 부사장은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일반 담배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만약 담뱃세가 올라간다면 원가에 큰 영향이 있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은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담뱃값이 인상되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일반 연초담배와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만약의 경우 세금이 오른다면 업체들 입장에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 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전자담배가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연초담배와 비교되는 강점을 내세워 흡연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지적도 들린다. 사실 전자담배는 비교적 냄새가 덜 해 타인을 더 배려할 수 있고, 유해물질이 적어 몸에 덜 해로우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금연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이 오히려 흡연을 더 부추길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보건·금연단체들은 일반담배를 비슷하게 만들어 낸 신종 (전자)담배가 오히려 흡연을 조장할 수 있으며, 실내에서도 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자주 담배를 찾게 되고 타인을 간접 흡연에 더 노출 될 수 있게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자담배 시장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업계 1위인 KT&G도 이르면 9월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발화 가열 전자담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도 일본 전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 판매 비중이 출시 초기부터 11∼12%까지 치솟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국내에서도 당분간은 그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