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한 아보예지.                   출처= techcabal.com

올해 26세의 나이지리아 청년 아이놀루와 아보예지(Iyinoluwa Aboyeji)는 실리콘 벨리가 투자하는 미래에 아프리카가 포함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아보예지는 은행이나 기업들이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결제를 쉽게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만드는 플러터웨이브(Flutterwave)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자국의 통화로 물건 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해 준다. 즉, 은행과 결제 서비스 제공자를 자체 플랫폼에 통합시켜 기업들의 비용과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미국의 투자자들이 초기 투자 자금으로 1000만 달러(110억원)를 지원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에 대한 이 정도 규모의 투자는, 마크 저커버그 부부의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GZI, Chan Zuckerberg Initiative)가 아프리카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스타트업 '안델라'(Andela)에 2400만 달러를 투자한 지 거의 1년 만이다.

아보예지도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안델라는 아프리카의 IT 개발 인력을 양성해 글로벌 시장에 연결해 주는 회사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가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30년 동안 세계 인구 증가의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35년이 되면, 아프리카의 노동 가능 인구가 전 세계 노동 가능 인구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아직 아프리카에는 통일된 결제 방식이 없다. 아프리카 인구 중 자신의 신용 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은 3%에 불과하다.

이것은 아프리카에서 기업들이 소비자로부터 물건 대금을 결제 받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굴지의 기업들도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 현지 통화로 결제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리카의 소비자들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 서비스에서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보예지가 실리콘 밸리에게 아프리카를 위해 투자해 달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달에 로켓을 쏘아 올리고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프리카에 투자를 하면, 30년 안에 수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혜택을 입고 삶이 개선됩니다.”

아보예지가 안델라를 떠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안델라를 설립한 4명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8월, 전직 은행원, 엔지니어 그리고 몇 명의 기업가들과 함께 안델라를 떠나 플러터웨이브를 창업했다.

"우리는 15년 내지 20년 후를 내다 보고 있습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소프트웨어가 가져다 주는 새로운 번영에서 제외된다면, 그것은 세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지요.”

▲ 나이지리아 시장              출처= Flutterwave 트위터

지난 한 해 대부분을 이 회사의 본사인 샌프란시스코와 나이지리아 사무소를 오가며 보낸 아보예지는 투자 유치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해 왔다(플러터웨이브는 케냐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도 사무실이 있다).

지금까지 이 회사는 1000만 건의 거래와 12억 달러 어치의 결제를 처리했다. 아프리카 30개국의 350종의 통화를 취급하며, 상인들에게 소액의 수수료를 청구한다. 물론 은행과도 업무를 공유한다.

그린 바이서 캐피털(Green Visor Capital)과 함께 플러터웨이브 투자를 주도한 벤처 캐피털 그레이크로프트 파트너스(Greycroft Partners)의 이안 시겔로우는 작년에 두 곳의 아프리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레이크로프트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아프리카의 투자처를 물색해 왔습니다. 이 시장의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5년 동안 지난 10년 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입니다.”

그는 플러터웨이브가 사업 초기에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개소한 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그것이 초기 투자를 찾는데 도움이 되었지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이지리아 회사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꺼려했을 테니까요.”

플러터웨이브는 지난 해 여름에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 프로그램을 졸업했으며, 와이 컴비네이터, 소셜 캐피털(Social Capital), 오미디야르 네트워크(Omidyar Network) 등으로부터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아프리카를 디지털 경제에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보다 디지털경제의 표본이 될 만한 곳은 없습니다. 아직도 샌프란시스코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천천히 이 곳에 적응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