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업계가 자멸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셰일업계가 지나치게 많이 유정을 뚫어 생산하고 있는 데다 유정도 너무 촘촘해서 생산이 줄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름이 말라버리려 결국 셰일업계 전체에 해를 가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6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퍼미안 분지를 비롯한 미국의 유전에서 유정 생산이 감소하자 셰일 생산업체들은 추가로 유정을 뚫어 생산 감소분을 상쇄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런 현상이 웨스트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의 퍼미안 분지에서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셰일업계의 셰일오일 생산으로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전세계가 저유가의 혜택을 입고 있는 현실 이면의 어두운 현실이다.  문제는 셰일 업체들이 유정을 지나치게 가까이 뚫음으로써 본래 있던 유정의 생산이 줄거나 고갈돼 복구 불가능할 정도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생산 한 지 한 달 이상된 기존 유정의 산유량은 매달 하루에 35만배럴씩 감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셰일 업계의 생산으로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하루 934만배럴에 도달했으며 내년에는 하루 평균 1000만배럴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이 같은 양상은 멕시코만의 해양 유정과 극명하게 다른 모습이다. 멕시코만 유정들은 수십 년간 생산하고 있지만 셰일 유정은 몇 달 안에 생산이 정점에 도달했다가 2년 만 지나면 아예 생산이 중단된다.

전문가들은 셰일업체들이 과잉 채굴로 유정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 말하는 ‘프랙히트’ 현상이다. 즉 셰일 유정을 지나치게 가까이 뚫을 경우 간섭현상이 일어나고 암반 속의 셰일 오일을 뽑아내기 위해 투입하는 고압의 물이 셰일오일 생산을 방해하거나 아예 중단시키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홀스맨캐피털매니지먼트의 러셀 클라크 투자매니저는 한 보고서에서 “새로운 유정 생산은 기존 유정 생산을 감소시키고 있다”면서 “감소율은 앞으로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노코필립스와 같은 석유업체들은 이 지역에 뚫린 유정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주는 것은 업체들에게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말해 셰일업체들이 자제해야 한다는 것인데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투자업계의 돈이 물밀 듯이 밀려드는 탓에 셰일생산업체들은 수익성과 상관없이 유정을 뚫어 셰일오일 생산을 늘리기에 급급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것이 글로벌 생산 과잉과 유가하락을 초래하고 자금유출을 일으켜 결국 석유산업 전체를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클라크는 “어느 지점에 자본 투자가들은 자본회수가 어려울 것을 우려해 셰일업계 자금대여를 줄일 것”이라면서“자본을 조금만 줄여도 미국의 셰일 생산이 크게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