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열심히 돈을 벌어 ‘가치있는’ 자산을 산다. 가치있는 자산의 대표는 미국 국채,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 금과 글로벌 기업 주식 등이다. 이중 미국 국채는 각국 정부가 사들여 외환보유고로 쌓아놓는 알짜 중의 알짜다. 그런데 미국 국채만 526억달러어치를 갖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믿겠는가. 바로 애플이다.

6일 미국의 CNBC방송와 미국 재무부 등에 따르면, 애플은 6월 말 현재 단기 국채와 장기국채를 각각 201억달러와 313억5000만달러어치 등 526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미국 국채 보유규모는 1조달러 이상 보유한 중국(1조1113억달러)과 일본(1조1022억달러)은 물론 영국(2344억달러), 한국(1001억달러) 보다는 한참 작은 규모지만 네덜란드(522억달러),터키(495억달러),노르웨이(483억달러), 스웨덴(408억달러), 멕시코(389억달러),호주(370억달러), 이탈리아(356억달러), 쿠웨이트(316억달러), 이스라엘(309억달러)보다 많다. 애플이 국가라면 전 세계에서 23번째로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된다.

▲ 6월18일 현재 주요국 미국 국채 보유현황. 출처=미국 재무부

 

더욱이 애플은 최근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오프라인 유기농식품 까지 진출하면서 산매분야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아마존이 불과 50억달러 미만을 보유한 것에 비하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애플은 아이폰 등을 팔아서 번 막대한 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한데 그 중 상당액을 미국 국채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분기 말 기준으로 애플의 현금보유액은 2615억달러로 1분기 말 2568억달러보다 약 50억달러, 지난해 말보다는 약 150억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19일(미국 현지시각) 애플이 지난해 말 보유한 현금을 2461억달러라고 밝혔다.

애플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현금 보유액의 20%를 미국 국채로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애플이 국가라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에 아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겠지만 불행히도 애플은 기업이어서 미국 세무당국으로부터 항상 감시를 받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