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 전문가 칼럼
[정주용의 미래의 창] 지리자동차,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 비전크리에이터 대표이사  |  perry@visioncreator.co.kr  |  승인 2017.08.05  07:58:42
   
 

5배!

지리자동차(吉利汽车集团, Geely)의 2016년초 이후 현재까지 주가상승 배수다. 동일기간 자동차제조업 기업의 주가상승률로는 단연 세계 최고이다. 최근 매출, 이익 성장률 또한 2배 이상인 지리자동차는 중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성장성 높은 제조업 기업 중 하나다.
이러한 초고속 성장의 비결은 단순히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의 스케일에만 기댄 것이 아니다. 바로 혁신의 속도, 유연성, 변화에 대한 적응력으로 설명될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놀라운 성공의 이면엔 사람(창업가)이 있고, 따라서 기업의 핵심 DNA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창업가의 과거를 살펴봐야 한다.

“19세, 120위안으로 사업을 시작한 리슈푸 회장”

지리자동차는 1986년 리슈푸(李书福, 54세) 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고교졸업 직후 19세에 아버지로부터 120위안(한화 약 2만원)을 받아서 출장 사진기사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리슈푸 회장은 자수성가의 전형이다. “만인의창업”을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는 現시진핑 정권에 딱 맞는 롤모델인 것이다.

리슈푸 회장의 창업과 성장의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빠른 피보팅(pivoting, 사업방향 전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출장사진기사 경력 4년차인 23세에 냉장고부품공장 운영을 시작하고, 바로 3년 후인 1989년에는 자체브랜드의 냉장고를 시장에 출시했다. 당시 중국 냉장고 시장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고, 리슈푸 회장은 이러한 시대적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과감하게 실행으로 시장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당시 리 회장이 여전히 20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경영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지리의 DNA : 속도와 유연성, 적응력”

리 회장의 경영실적은 30대부터 본격 세상에 빛을 발한다. 1993년, 리 회장은 수십억원의 투자를 통해 국유기업 소유의 오토바이 생산 공장을 인수한다. 인수 직후 지아링(嘉陵)이란 오토바이업계 리딩 기업과 합작으로 스쿠터형 오토바이를 생산했고, 지아지(嘉吉)란 모델명은 중국 스쿠터 산업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이 되었고, 해외로 수출되기 까지 했다. 리회장은 오토바이 산업 진출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곧바로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을 꿈꾼다. 1997년 쓰촨성의 부도난 자동차 기업을 약 20억원에 인수하고, 1년 만에 지리는 최초 양산차를 세상에 내놓았다. 지리는 10년 만에 냉장고부품회사에서 냉장고 완성품회사로, 오토바이 회사에서 자동차 회사로 4차례의 변신을 거듭한 것이다. 지리자동차의 오늘을 위해하기 위해선 과거를 알아야 하고, 과거를 통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지리의 DNA는 바로 속도와 유연성, 적응력이다. 빠른 속도로 사업의 방향을 비틀면서도 실행의 성과 또한 만들어냈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적응해냈기에 이러한 DNA는 계속 강화(reinforce)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리자동차의 혁신은 글로벌하게, 영역을 파괴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인수합병의 교과서, 볼보 인수”

2010년 8월, 지리자동차는 스웨덴의 볼보 지분 100%를 17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중국에서도 유명치 않았던 지리자동차는 안전한 럭셔리카의 상징인 세계적 브랜드 볼보를 약 2조원 가치에 인수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수 2년 후인 2012년 지리자동차는 볼보의 새로운 모델 개발과 생산에 1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리슈푸 회장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볼보를 다시 살리겠다.”, “중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20%를 차지하겠다.”, ”2014년에 중국에서 볼보차를 20만대 팔겠다.” 당시 리슈푸 회장의 호언장담은 현실로 이뤄졌다.

2016년말 기준 볼보는 중국에서만 53만대를 판매했다. 목표치를 두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이고, 2011년말 4만7천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볼보 인수이후 중국내 판매량이 11배 증가한 수치다. 과감한 인수합병 의사결정, 막대한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 중국 시장을 열어주는 시너지 창출까지 지리자동차의 볼보인수는 이제 인수합병 모범사례가 되었다.

“링크앤코, 볼보와 지리 간극을 메우다.”

지리는 볼보를 인수하고 기록적인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여전히 지리자동차의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지리란 브랜드는 중국 로컬냄새가 많이 배어있고, 볼보의 브랜드 지위와는 먼 거리감이 있다.

최근 지리자동차는 이러한 거리감을 좁혀줄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했다. 바로 미래적 이미지의 커넥티드카 컨셉과 젊은 감각의 디자인이 담겨있는 브랜드인 “링크앤코(Lynk&Co)”다. 링크앤코의 첫 SUV 모델에서는 테슬라 모델X와 포르쉐의 카이옌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디자인 뿐 아니다. 링크앤코의 자동차 판매방식도 테슬라를 따른다. 딜러를 통하지 않고 바로 고객에게 판매되는 Direct to Consumer 방식으로 판매되고, 다양한 사양을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링크앤코는 중국, 미국, 유럽 시장을 모두 타겟하고, 전문직 3~40대를 노린다. 커넥티드카의 기능을 위해 에릭슨과 공동개발된 링크앤코의 텔레메틱스는 항시 링크앤코 클라우드(Lynk&Co Cloud)에 연결된다고 한다. 볼보와 지리의 빈칸을 파고들면서 동시에 미래적 가치를 담고 있는 링크앤코는 지리자동차의 또다른 혁신을 상징한다.

“차오차오쫜처, 제조업에서 모바일서비스로”

지리자동차의 혁신은 제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5년말 지리자동차는 우버의 사업모델과 유사한 차량 호출 모바일 서비스 기업인 차오차오쫜처(曹操专车)에 전략적 투자를 하고 모바일 서비스업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했다. 한국으로 빗대면 현대자동차가 카카오택시 사업을 영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서도 지리의 시너지 창출 DNA는 빛을 발한다. 차오차오쫜처의 모든 차량은 지리자동차로 운행되는 것!

스마트폰으로 일반차량을 호출하면 지리자동차의 전기차가 오고, 고급차량을 호출하면 볼보가 온다.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차량을 공급하니 차오차오쫜처 차량 운전기사들은 더욱 좋은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중국에서 차량 호출 모바일 서비스 사업은 디디추싱이 압도적이다. 우버도 디디추싱의 기세에 밀려서 우버 차이나를 디디추싱에 매각하고 중국 사업을 접을 정도다.

차오차오쫜처의 전략은 조심스럽고 안전한 방식을 취한다. 엄청난 경쟁과 견제가 예상되는 상하이, 북경을 과감히 포기하고 항저우, 닝보, 칭다오와 같은 소비수준이 높은 2선도시를 주요 타겟 시장으로 잡은 것이다. 실제로 얼마전 필자가 항저우 출장 갔을 때 디디추싱이 아닌 차오차오쫜처를 사용했다. 현지에선 이미 디디추싱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한다. 차오차오쫜처를 통해 지리 자동차는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학습도 하면서 지리 브랜드 자동차의 판매 또한 증대시킬 수 있고, 동시에 차오차오쫜처 고객들에게 지리자동차 탑승의 기회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격상시키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래에 적응하는 지리자동차”

링크앤코와 차오차오쫜처를 조합해보면 지리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기업을 넘어서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적 의미의 자동차 기업은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물음표를 던져준다. 지리자동차의 속도, 유연성, 적응력이 중국 대륙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 커다란 임팩트를 가져올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놀라운 속도의 매출 성장, 주가 상승률은 현상이라면 미래적 변화를 리딩할 DNA와 영역 파괴와 융합의 시도는 현상의 이면에 있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리슈푸 회장은 오늘도 120위안으로 사진기사 사업을 시작했던 19세 때의 초심을 생각할 것이다. 리 회장이 냉장고에서 오토바이, 자동차를 거쳐서 다시 또 어느 방향으로 사업을 개척해나갈 것인지 지켜보는 것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나아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 방향을 가늠할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태그 관련기사]

[태그]

#

[관련기사]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 비전크리에이터 대표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여백
여백
지식동영상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회사소개채용정보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YOU TUBE  |  경제M  |  PLAY G  |  ER TV  |  ZZIM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4 10F (운니동, 가든타워)  |  대표전화 : 02-6321-3000  |  팩스 02-6321-3001  |  기사문의 : 02-6321-3021  |  광고문의 02-6321-3012
등록번호 : 서울,아03560  |  등록일자 : 2015년 2월 2일  |  발행인 : 임관호  |  편집인 : 주태산  |  편집국장 : 문주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진혁
Copyright © 2017 이코노믹리뷰.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