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여·27)는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끔씩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울긋불긋한 트러블이 올라와 화장마저 잘 안 된다. A씨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시는 술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가 생기는 꼴”이라고 하소연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술을 마신 다음 날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립중앙의료원 박미연 피부과장은 3일 이코노믹리뷰에 “술은 많은 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지만 마신 물의 양보다 더 많은 수분을 배출하게 해 체내에 탈수를 일으키게 된다”면서 “이런 탈수 상태는 피부에도 영향을 주어 피부가 함유하고 있는 수분이 줄어들고, 음주 후 피부가 푸석푸석해 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음주가 가장 중요하고, 음주 시나 음주 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면서 “또 수분을 공급해 줄 수 있는 팩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술, 주사·여드름 등 증상 악화시켜
이외에도 술이 피부에 끼치는 악영향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주사,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건선, 지루 피부염, 동전 습진, 가려움 등이 음주 탓에 악화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리게 되는데, 이는 혈관이 확장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박미연 피부과장은 “주사 환자의 경우는 평소에도 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붉고 화끈거리는 증상을 호소한다”면서 “음주 시에는 이러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박 과장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 같은 피부암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 화인 한 잔, 피부암 위험 높여
실제로 하루 한 잔의 와인을 마시는 것도  피부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 브라운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 조은영 박사 연구팀이 흑색종을 제외한 다른 형태의 피부암 환자 총 9만5241명이 대상이 된 13편의 연구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알코올을 10g만 섭취 시 피부암 중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기저세포암(BCC) 위험이 7%, 편평세포암(cSCC) 위험이 1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10g은 포도주 작은 잔 1잔, 맥주 약 0.3ℓ에 해당한다.

“술 마시면 면역력 저하…피부 장벽 기능 저해시켜”
이같이 술이 피부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유에 대해 박 과장은 “술을 마시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염증과 감염이 증가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과장에 따르면 알코올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로 전환된다.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음주 후 여러 숙취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 아세트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돼 배출된다. 이러한 일련의 대사 과정 중 충분히 대사되지 못한 아세트알데하이드는 히스타민(histamine),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등의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증가된 아세트알데하이드 그 자체와 촉진된 여러 물질 때문에 혈관이 확장되고 가려움이 심해지는 것이다.

박 과장은 “술은 호중구와 수지상세포, 자연살해세포 같은 핵심적인 면역세포들에 영향을 미치며, 체내에 들어온 감염원의 제거를 어렵게 한다”면서 “피부 장벽의 기능 또한 저해시켜 염증과 감염이 증가된다는 것은 많은 연구 결과들에서 확인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술은 모든 피부 질환자에서 좋지 않지만, 특히 홍조가 있는 환자, 피부 감염이 있는 환자, 가려움이 심한 환자는 알코올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